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와 7→4위' 역대급 중고 신인이 이끌 줄이야…'ERA 5.59' 위기의 마무리까지 구했다

by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 성영탁이 또 한번 일을 냈다. 리그 신기록 역사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동시에 팀을 최악의 역전패 위기에서 구했다.

성영탁은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 5-5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 위기에 등판했다. 5-3 리드 상황에서 9회말 등판한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정준재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KIA 벤치는 성영탁으로 급히 마운드를 교체했다.

성영탁은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며 급한 불을 껐다. 프로 데뷔 이래 가장 급박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정준재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숨을 골랐다. 이어 박성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2루주자 에레디아가 홈까지 가기는 무리한 타구였지만 끝내기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해 홈으로 쇄도했다. 이때 우익수 최원준이 홈으로 정확하고 강하게 송구했고, 에레디아가 홈플레이트에 도달하기 전에 포수 김태군이 공을 받아 여유 있게 태그아웃.

10회에도 성영탁은 마운드를 지켰다. 주자 없는 상황에는 역시나 안정감이 대단했다.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 최준우를 헛스윙 삼진, 석정우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투구를 마쳤다. KIA는 덕분에 연장 11회 5-5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며 시즌 성적 37승44패2무를 기록, 단독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올라설 수 있었다.

성영탁은 리그 신기록 도전을 이어 갔다. 성영탁은 이날 1⅔이닝 1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17⅓이닝 무실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성영탁은 지난 19일 광주 KT 위즈전 2이닝 무실점 투구로 15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데뷔전 이후 최장 연속 이닝 무실점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대선배 조계현이 해태 타이거즈 시절인 1989년 4월 9일 무등 빙그레 이글스전부터 1989년 4월 2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기록한 13⅔이닝 무실점을 36년 만에 뛰어넘었다.

성영탁은 이날 1⅔이닝을 더해 1986년 OB 베어스 박노준(16⅓이닝)을 밀어내고 KBO 역대 3위로 올라섰다. 2위는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의 18이닝, 1위는 키움 히어로즈 김인범의 19⅔이닝이다. 김인범은 2021년 8월 29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지난해 4월 26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무려 4시즌 동안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 성영탁은 새 역사를 쓰기까지 2⅔이닝을 남겨두고 있다.

KIA 불펜에 단비 같은 활약이다. 성영탁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6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는 몸을 만들면서 시속 130㎞ 후반대인 구속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고, 올해 1군 데뷔를 목표로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지난달 21일 정식 선수로 등록 후 1군에 올라온 성영탁은 추격조로 시작해 한 달 만에 필승조에 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6월 들어 마무리 정해영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 성영탁의 성장은 더더욱 반갑다.

정해영은 6월 9경기에서 9⅔이닝, 평균자책점 5.59에 그치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보강한 셋업맨 조상우가 6월 들어 8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고 있으나 깔끔하게 틀어막은 경기는 많지 않다.

이런 와중에 혜성처럼 등장한 샛별 성영탁이 6월 9경기에서 12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불펜 과부하를 막고 있다. 역대급 중고 신인의 길을 걷고 있는 성영탁이 없었다면 최근 KIA의 상승세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