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쇼케이스는 이제 그만 한다는 뜻인가.'
이강인(24)의 모습이 다시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파리 생제르맹(PSG)의 '이적용 쇼케이스'도 이제 끝난 듯한 분위기다. 나폴리 이적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PSG는 이강인을 다시 외면하는 분위기다.
PSG는 2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의 루먼 필드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시애틀 사운더스(미국)와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조별리그 2승1패(승점 6)를 기록하며 조 1위로 16강 행에 성공했다.
클럽월드컵 B조는 '지옥의 조'였다. 보타포구(브라질)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이 PSG와 치열하게 16강 티켓을 다퉜다. 최약체 시애틀은 3전 전패로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PSG와 보타포구, AT마드리드가 나란히 2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골 득실차로 따진 결과 PSG가 +5로 1위가 됐다. 그 뒤를 보타포구(+1)가 차지했다. AT마드리드(-1)가 조 3위였다.
PSG는 최약체인 시애틀을 상대로 다득점을 쌓는 게 필요했다. 승리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 승부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경기라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끝까지 이강인의 이름을 호출하지 않았다. 이번 클럽월드컵에서도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16일 열린 AT 마드리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 때 2-0으로 앞선 후반 25분 교체 투입됐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때 페널티킥을 넣어 한국 선수 최초로 FIFA 클럽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이 페널티킥을 두고 '엔리케 감독의 작별 선물' 또는 '이적을 위한 쇼케이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미 승부가 3-0으로 갈린 후반 추가시간에 상대 수비의 핸드볼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원래 PSG가 만들어놓은 순서대로라면 비티냐가 페널티킥 키커다. 하지만 뜬금없이 이강인이 키커로 나와 골을 넣었다. 비티냐는 '골이 필요한 공격수에게 양보했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뭔가 어색한 설명이었다.
당시 이강인은 한창 나폴리 이적설이 커지던 상황이다. 때문에 PSG와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과의 작별을 위해 페널티킥을 넣게 해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적 시장에서 몸값을 높이는 동시에 팀을 떠나기 전에 골을 챙겨주려고 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 경기 이후 이강인은 다시 눈에 띄지 않게 됐다. 보타포구와의 2차전에서는 교체로 11분 출전에 그쳤다. 시애틀과의 경기에서는 아예 뛰지도 못했다.
공교롭게도 3차전을 며칠 앞두고 이강인의 나폴리 이적이 사실상 무산될 것 같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라리가와 세리에A의 움직임에 정통한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23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에 관해 언급했는데, 내용은 나폴리 이적가능성이 줄어들었고, PSG에 잔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도 지난 17일 '나폴리의 이강인 영입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앙귀사의 태도 변화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라며 나폴리가 이강인 영입 움직임을 일단 중지했다고 보도했다. 원래 나폴리는 안드레-프랑크 잠보 앙귀사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시키고, 그 이적료를 토대로 이강인을 영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앙귀사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면서 모든 상황이 돌변했다. 나폴리는 이강인의 이적 프로세스를 완전히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앙귀사와 계약 연장 협상에 한창이다.
결과적으로 클럽월드컵에서 이강인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 엔리케 감독이 굳이 이강인에게 출전 시간을 주면서 배려해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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