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또한명의 대형 선발 유망주 발견에 흥분하고 있다. 숨막힐듯 뜨거운 부산에서도 찬물 한사발을 마시는 듯한 청량함을 선물했다.
홍민기는 롯데발 구속혁명을 이끄는 선봉장이다. '사이버투수'로 불릴 만큼 소문에 비해 1군에서 보여준 게 없는 투수였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직구-슬라이더 2피치만으로도 강렬한 위력을 보여준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뒤 교체됐다. 4사구는 하나도 없었고,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7개를 삼진으로 잡았다.
시원시원하게 존에 꽂아넣다보니 투구수도 65개 뿐이었다. 삼진 7개 중 4개를 4구 이하로 잡았다.
말 그대로 잠재력이 대폭발했다. 제멋대로 흔들리는 제구 때문에 1군에서 활용을 못해 '사이버투수'로까지 불리던 그 선수가 아니다. 1m84 큰 키와 긴 팔 긴다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구위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올시즌 최고 구속은 156㎞.이날은 평균 150㎞, 최고 153㎞ 직구(37개)를 던졌다. 구종은 직구와 슬라이더(26개) 2가지 뿐. 체인지업을 맹연습중이지만, 아직 실전에 쓸 완성도는 아니라고.
1회부터 남달랐다. 두산의 첫 타자 이유찬을 상대로 3구 삼진을 잡았다. 정수빈도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나마 케이브가 흐름을 끊었다. 끈질기게 파울을 치며 10구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회에는 선취점을 뽑았다. 1사 후 김재환의 안타, 박준순의 땅볼로 2사 1루가 됐고, 오명진이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쳐 박준순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이어진 찬스에서 강승호가 범타로 물러났다.
3회는 공 8개로 3자 범퇴, 4회는 케이브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양의지 김재환 박준순까지 빠르게 처리했다. 특히 4회 김재환 박준순, 5회 오명진(6구) 강승호(7구) 추재현(5구)을 상대로 5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경기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홍민기의 이닝이나 투구수에 대해 "가는데까지 가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5회를 마친 뒤 정현수와 교체됐다. 아직은 늘려놓은 투구수가 많지 않고, 4일, 6일 KIA 타이거즈전에도 짧게나마 등판한 바 있어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였다.
'신성' 이민석에 이어 홍민기까지 선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간판투수 박세웅이나 나균안 대비 분석이 덜 된 효과도 있겠지만, 좋은 구위를 바탕으로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맛이 남다르다. 이민석 홍민기 윤성빈 최준용으로 이어지는 '미친 직구'의 마운드가 완성 일보 직전이다.
데뷔 6년만의 첫승 도전은 롯데가 5-3으로 앞선 8회말 김진욱이 두산 케이브에게 동점포를 허용하며 무산됐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약속한 '올겨울 선발준비'가 아닌 당장 후반기 선발 출격도 기대되는 퍼포먼스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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