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리그 명문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오랫동안 최고 연봉팀이었다. 과감한 투자로 외부 전력을 영입해 매년 우승을 노린다. 쿠바 출신 좌완 특급 리반 모이넬로와 메이저리그 세이브왕 출신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는 연봉 10억엔(약 93억원)을 받는다. 소프트뱅크에서 검증받고 나란히 '4년-40억엔'에 계약했다. 선발진의 주축인 아리하라 고헤이와 우와사와 나오유키는 메이저리그를 거쳐 원 소속팀 니혼햄 파이터스가 아닌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었다. 소프트뱅크가 베팅에 나서면 당할 팀이 없다.
지난해 우승을 이끈 주축타자 곤도 겐스케, 야마카와 호타카도 외부에서 데려왔다. 외야수 곤도는 니혼햄, 1루수 야마카와는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FA로 이적했다.
그런데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선수 육성에도 진심이다. 양 리그 12개팀 중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유일하게 1~3군을 넘어 4군까지 두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총 19명을 뽑았다. 12개팀 중 가장 많은 선수를 호명했다. 10명이 안 되는 라쿠텐 이글스, 히로시마 카프의 두 배가 넘는다. 이 중 13명은 육성선수로 지명했다.
신인 드래프트 좁은 문을 통과한 100명이 넘는 선수가 생존 경쟁을 벌인다. 워낙 좋은 자원이 많고 경쟁이 치열해 매년 10명이 넘는 선수가 방출된다. 2023년 기준으로 이전 10년간 1지명 선수 4명이 팀을 떠났다. 지명을 받고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15일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즈전. 1-2로 뒤진 3회말 소프트뱅크가 역전에 성공했다. 2사 1,2루에서 5번 야마모토 게이타(26)가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지바 롯데 선발투수 오스틴 보스가 던진 시속 149km 직구를 밀어쳐 왼쪽 관중석으로 날렸다. 야마모토가
프로 4년차, 통산 13경기, 37타석 만에 때린 첫 홈런이다. 관중석에서 아내가 첫 홈런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이 홈런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소프트뱅크는 4,5,7회 추가점을 뽑아 10대2로 이겼다. 19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3연패 뒤 2연승. 1위 니혼햄과 승차가 2.5경기가 됐다.
야마모토는 메이세대학을 졸업하고 2022년 소프트뱅크에 육성 9지명으로 입단했다. 프로 4년차인 올해 1군에 데뷔했다. 지난 4월 정식 선수로 전환했다. 간판타자 야나기타 유키(37)의 부상이 기회가 됐다.
열망했던 1군은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9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2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그는 "내 방식대로 투수와 승부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2군에서 타율 0.378을 기록 중이었다.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자 1군에서 콜이 왔다. 지난 3일 1군에 복귀했다. 야마모토는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첫날 니혼햄전에 6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1개를 포함해 3안타를 쳤다.
1군 복귀 후 타율 '0.375'를 기록했다. 1군의 높은 벽을 걱정했을 텐데 부담을 이겨냈다. 9타수 무안타로 시작해 시즌 타율도 0.273(33타수 9안타)으로 올라갔다.
야마모토는 "2군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등번호 77번 야마모토는 소프트뱅크 2군 선수, 육성 선수들에게 희
망이다.
전설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은 "야마모토의 한방이 컸다. 앞으로 더 잘 칠 것이다"라며 타격 능력을 칭찬했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가 소프트뱅크에서 육성선수로 시작해 메이저리그 활약 중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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