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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SA] 청룡의 밤, 이름 하나로 벌어진 해프닝…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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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이준영과 이준혁을 둘러싼 '호명 해프닝'을 두고, 대체로 생방송 중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누구 하나의 책임으로 몰아가기보다는, 복잡한 라이브 상황에서 빚어진 오해였다는 해석이 맞을 것이다.

지난 18일 열린 청룡시리즈어워즈. '업비트 인기스타상' 수상자로 이준혁이 호명됐지만, 무대에는 이준영이 올랐다. 이내 상황을 파악한 이준영은 당황한 기색 속에서도 침착하게 이준혁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포옹을 하며 사과했다.

이후 두 사람은 SNS를 통해 훈훈한 대화를 나눴다. 먼저 이준영이 자신의 SNS에 "이준혁 선배님과 이준혁 선배님 팬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수상 정말 축하드린다"고 글을 올리자, 이준혁이 "덕분에 즐거웠다"며 다정하게 받아줬고, 이준영도 "마음씨 넓은 형 덕분에 오늘 밤 잠은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준영은 다음날인 19일 진행된 자신의 팬미팅에서 "제가 잘못했다. TMI지만 준혁이 형과 원래 아는 사이다. 통화도 하고 전화번호도 있다"라며 이준혁과의 돈독한 사이를 강조하며, 팬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당사자들이 이미 서로를 향한 배려로 사건을 마무리한 가운데, 뜻밖의 화살이 애먼 곳으로 향한 모양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준혁의 이름을 불렀던 MC 전현무를 문제 삼는 반응이 나온 것.

당시 전현무는 명료하게 이준혁을 발음했다. 이준영이 무대에 오르자 곧바로 "이준혁 씨다"라고 다시 정정했고, "이준영 씨도 인기스타가 맞다. 하지만 올해는 이준혁 씨가 인기스타였다. 발음을 정확히 했어야 되는데"라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을 침착하게 정리했다.

이는 누군가를 놀리거나 조롱하는 말투가 아닌, 전현무가 유연한 말투와 어조로 난처한 상황을 위트 있게 봉합하려 한 멘트다. 여기서 '인기스타가 맞다'와 '올해 인기스타'라는 표현 역시, 해당 시상이 글로벌 팬 투표로 결정된 '업비트 인기스타상'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두 배우 모두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대중적인 인기를 입증한 스타지만, 올해 투표 결과 기준으로는 이준혁이 선정됐다는 맥락을 고려한 멘트였다.

전현무의 민첩한 수습이 없었다면, 이준영과 이준혁 모두가 더 당황스러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실제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은 오히려 생방송 중 뜻밖의 상황에 전현무가 위트로 당황스러운 분위기를 부드럽게 전환, 그의 대처에 감탄했었다. 또 해당 장소가 원래 방송용 무대가 아닌 곳에 세트로 구성해 생방송을 진행한 만큼, 현장에서는 음향이 울려 다소 전달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번 해프닝을 이해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특수 공간에 세트를 구성해서 음향 환경에 울림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정확한 멘트를 듣기 어려운 경우는 늘 있었다. 사방에서 반사되는 소리, 여러 장비가 얽힌 환경 등이 맞물려 배우 본인이 순간적으로 충분히 혼동할 수 있었다"며 "그래도 전현무 씨가 당사자들이 민망하지 않도록 순발력을 발휘해줬다. 절대 누구를 조롱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오히려 순발력 있게 마무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영 역시도 처음 사과문을 기재할 때 "현장 소리가 잘 안 들려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이준'영'과 이준'혁'의 이름으로 인한 해프닝은 처음이 아니다. 2023년 12월 제8회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에서도 베스트 액팅 퍼포먼스상으로 이준영이 호명됐을 때, 이준혁이 자신으로 착각했던 일이 있었다. 이를 기억하고 있던 이준혁은 이번 해프닝이 벌어지자 "나도 AAA때 같은 실수했잖아. 인연인 것 같다. 다음에 같이 밥 먹자"는 글로 유쾌하게 넘겼다.

대다수 시청자들도 "아나운서 출신답게 발음이 정확했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는 점에서 상황 자체를 이해하고 있다. 대체로 생방송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게 중론.

그럼에도 누군가를 '책임자'로 지목하려는 일각의 흐름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정작 당사자들이 유쾌하고 따뜻하게 상황을 마무리한 가운데, 제3자의 비난은 과한 면이 있다. 네티즌들은 "왜 전현무에게 화살이 향하느냐", "오히려 분위기를 잘 수습한 진행이었다"는 댓글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일은 생방송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벌어진 작은 착오였다. 당사자들의 배려와 유연한 대응으로 이미 원만하게 마무리된, 말 그대로 '해프닝'이다. 한 발 물러서서 상황의 전후 맥락을 돌아보자. 누구도 잘못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방송 도중 벌어진 극한의 혼돈과 카오스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두 배우와 MC에게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