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선수와 감독 관계. 권위적 시대는 지나갔지만 감독이 선수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장면은 이례적이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26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두번째 완봉승으로 11대0 대승을 이끈 후라도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했다. 경기 후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기 위해 서 있던 박 감독은 후라도가 다가오자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장난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박 감독은 27일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앞서 "그럴 만한 대우를 받아도 될 만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을 많이 겪어봤지만 개인적인 기록이나 옵션 이런 부분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라도 선수 같은 경우는 개인 성적을 넘어 팀을 위해 이렇게 헌신하는 모습이 그 정도의 존경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이 더운 날씨에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헌신하는 모습이 존경을 받아야 될 만한 상황이라 인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덩이 후라도는 두번째 완봉승과 올시즌 20경기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중이다.
다승 공동 6위, 평균자책점 4위. 후라도의 진정한 가치는 선발투수의 최대덕목인 이닝이팅 능력에서 나온다. 후라도는 올시즌 무려 130⅓이닝을 책임졌다. 전체 투수 중 최다 이닝소화다.
20경기 중 18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졌고, 7이닝 이상 버틴 것도 절반 가까운 9차례나 된다. 선발 등판 경기 중 절반 정도를 7회까지 책임진 셈. 불펜 고민이 큰 삼성으로선 굴러들어온 복덩이 에이스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은 8회까지 3-0으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9회초 김영웅의 쐐기 3점 홈런 등 대거 8득점 하며 11-0을 만들었다. 굳이 9회까지 후라도가 마운드에 오를 필요가 없어진 상황.
박진만 감독은 "9회말을 앞두고 점수 차이가 나서 후라도한테 이제 의견을 물었더니 '올라간다는 마음을 먹었으니까 자기가 올라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팀을 위한 투철한 책임감. 에이스의 덕목을 두루 갖춘 이닝이터 후라도가 마운드의 중심을 잡고 있어 삼성의 가을야구 희망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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