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기고도 웃지 못한 KIA.
KIA 타이거즈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대9로 승리했다. 홈런 4방이 터졌다. 불펜 붕괴 조짐 속, 쳐서 이겨야 한다는 이범호 감독의 말을 선수들이 그대로 수행해줬으니 기쁜 일이었다.
경사도 많았다. 최형우는 KIA 홈런존에 공을 꽂아 약 5000만원 상당의 전기차를 받게 됐다. 나성범은 동점 2타점 2루타인줄 알았는데,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홈런으로 번복이 돼 시즌 7호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웃을 수 없었다. 최형우는 "창진이 때문에 좋아하지를 못 하겠다"고 했다. 나성범도 "창진이 걱정 뿐"이라고 했다.
사고는 경기 종료 직전 터졌다. 12-7 KIA 리드. 9회 KIA는 상대 좌타 라인을 맞이해 최지민을 올렸다. 최지민이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잡으며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2사 후 박주홍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뭔가 '싸한' 느낌이 돌았다.
다음 타자는 송성문. 송성문이 최지민의 공을 밀어냈다. 교체로 들어온 좌익수 이창진이 공을 쫓아갔다. 하지만 손에 닿을 수 없는 타구. 홈런이었다.
그런데 이창진이 쓰러졌다. 워닝 트랙 부근에 진입하다 왼발이 미끌렸다. 중심을 잡지 못한채 쓰러지며 왼 무릎에 체중이 그대로 실리는 모습. 큰 부상이 염려됐다. 보통 혼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 십자 인대 부상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곧바로 구급차가 들어왔고, 이창진의 상태를 살핀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는 병원 후송을 결정했다.
시즌 막판.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내야 하는 상황. 안그래도 올해 주축 선수들 부상에 '마'가 꼈다는 느낌의 KIA인데 2군에서 절치부심 기량을 끌어올려 합류한 이창진이 다치면 전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하필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기고 이런 장면이 나왔으니,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연속 홈런을 내줄 타이밍이 전혀 아닌 상황에, 점수를 준 것도 선수가 다친 것도 너무 허무한 결말이었다.
이창진의 부상도 부상이지만, 계속되는 불펜 불안에 이겼어도 웃지 못할 이범호 감독의 밤이었을 수 있다. 최지민 뿐 아니라 조상우를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 크게 이길 경기를 아슬아슬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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