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배우가 스페인 상업 장편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20일 웹툰·방송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영화 '시게 미 보즈'(Sigue Mi Voz·내 목소리를 따라) 주인공에 한국인 축구선수 겸 배우 양재우(24)가 캐스팅됐다.
그간 스페인 상업 영화에서 한국인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주인공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재우가 캐스팅된 데는 '시게 미 보즈' 원작 웹소설 속 주인공 강이 한국인 남자라는 점에서 이 설정을 유지하려는 제작사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게 미 보즈'는 76일 동안 집에 틀어박힌 채 라디오만 듣던 주인공 클라라가,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강의 목소리를 듣다가 사랑의 감정을 키우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로맨스 영화다.
동명 원작은 베네수엘라 작가 아리아나 고도이가 스페인어로 쓴 웹소설로, 왓패드에서 누적 조회수 3천680만회를 기록했다.
웹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네이버웹툰의 관계사인 웹툰 프로덕션(구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과 제타 스튜디오, 베타 픽션 스페인이 함께 제작했다.
통상 아시아인 역할을 맡을 배우를 찾을 때 중국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작에서 한국인이라는 점이 언급된 것을 고려해 공개 오디션이 진행됐다.
제작진은 원작 설정에 맞춰 현지인처럼 스페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한국인 배우를 찾으려 했다.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배우인 양재우는 축구선수 출신이다.
양재우는 2012년 스페인 비야레알 유소년팀 입단 제안을 받아 11살의 나이에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현재는 모스토레스 CF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모스토레스 URJC 알레빈 B 풋볼 11의 감독도 맡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에 "팬 한 분이 영화 오디션 공고를 보고 연락을 줬다"며 "배우 오디션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원했고, 오디션을 잘 못 봐서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합격했다"고 말했다.
웹툰 프로덕션이 해외에서 발굴한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 웹소설·웹툰을 영상으로 제작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선보이는 것을 넘어, 이제는 해외 웹소설·웹툰이 현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웹툰 프로덕션은 최근 다양한 비영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배드 인플루언스'(Mala Influencia)를 선보였고, '스루 마이 윈도우' 3부작과 태국 드라마 '뷰티 뉴비', 인도네시아 시리즈 '턴 온'도 제작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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