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임상시험서 증상·삶의 질 개선 확인…항생제는 큰 효과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잘 낫지 않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 중 하나인 만성 부비동염(Chronic rhinosinusitis·축농증) 치료에 항생제보다는 내시경 부비동 수술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칼 필폿 교수팀은 28일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서 500여명의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부비강 수술과 저용량 항생제, 위약 효과 비교 임상시험에서 부비강 수술이 항생제보다 증상과 삶의 질 개선에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만성 부비동염은 영국 성인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코막힘과 콧물, 후각 상실, 얼굴 통증, 피로 같은 증상과 함께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심한 감기와 비슷하지만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연구팀은 영국 전역에서 만성 부비동염 환자 514여명을 모집, 표준치료인 비강 스테로이드제와 식염수 세척을 유지하면서 한 그룹(171명)에는 내시경 부비강 수술을, 한 그룹(172명)에는 저용량 항생제(클래리스로마이신)를, 한 그룹(171명)에는 위약을 투여하고 증상과 삶의 질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부비강 수술 그룹에서는 87%가 6개월 뒤 증상이 완화되고 삶의 질이 개선됐으나 저용량 항생제를 3개월간 복용한 환자들과 위약 복용 그룹은 증상 완화 정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비강 수술 그룹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검사(SNOT-22)에서 점수가 항생제 그룹과 위약 그룹보다 각각 18.1점과 20.4점 낮아 증상과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항생제 그룹과 위약 그룹 간 차이는 3.1점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SNOT-22는 코막힘, 콧물, 두통, 피로, 수면장애, 감정적 고통 등 증상을 점수(0~110점)로 평가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하고 삶의 질이 떨어짐을 뜻한다. 점수가 8.9~9.0점 감소하면 임상적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필폿 교수는 "이 결과는 부비강 수술이 만성 부비동염 증상 완화에 확실히 효과가 있지만 항생제 치료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부비강 수술이 약물치료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첫 대규모 임상시험"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부비강 수술의 비용 대비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하고 있으며, 동시에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해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앤 실더 교수는 "이 연구는 만성 부비동염에 대한 국소 치료 실패 시 수술이 효과적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이는 많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The Lancet, Carl Philpott et al., 'The clinical effectiveness of clarithromycin versus endoscopic sinus surgery for adults with chronic rhinosinusitis with and without nasal polyps (MACRO): a pragmatic, multicentre, three-arm, randomised, placebo-controlled phase 4 trial', http://dx.doi.org/10.1016/S0140-6736(25)01248-6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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