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새 외국인투수 빈스 벨라스케즈 때문에 고민이다. 4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8.05다. 실점이 많은데 패스트볼 위력은 대단해서 기대감을 버릴 수가 없다.
벨라스케즈는 29일 부산 두산전 5이닝 5실점 부진했다. 벌써 3패(1승)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과 작별하고 야심차게 데려온 투수가 부진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데이비슨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
슬라이더가 문제다. 벨라스케즈는 장점이 많다. 150km 이상 강속구를 쉽게 던진다. 제구력이 들쑥날쑥하지도 않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구사한다.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유형이다. 그런데 슬라이더가 실투가 많다. 예리하게 꺾이지 않고 밋밋하게 풀리면서 배팅볼처럼 들어오곤 한다. 벨라스케즈는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346으로 높다.
29일 1회초 두산 박준순에게 맞은 3점 홈런 구종도 슬라이더였다. 사실 이 3점짜리 피홈런만 아니었다면 전반적인 투구내용은 괜찮았다. 박준순은 "패스트볼 타이밍에 나갔는데 걸렸다. 초구는 날카로웠는데 제가 친 공은 조금 밀려 들어온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KBO리그 공인구 적응 문제일까. 벨라스케즈는 당장 올해 트리플A에서 81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3.42에 불과했다. 표본이 적긴 해도 KBO리그에 와서 실점이 2배 넘게 폭등한 셈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다른 외국인들은 다 적응해서 던지지 않느냐"며 공 탓을 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만약에 정말로 특별하게 적응이 안 되는 케이스라면 어쩔 수 없다"고 입맛을 다셨다.
벨라스케즈가 하루 빨리 감각을 되찾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9시즌 191경기 763⅔이닝을 던진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기술적으로 조언을 할 게 없다. 김태형 감독은 "공이 손에 딱 안 긁힌다. 그러니까 본인이 불안하니까 밀어 넣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카운트도 불리해진다"며 아쉬워했다.
반대로 슬라이더만 말을 잘 듣는다면 엄청난 위력이 예상된다. 유일한 약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유인구도 되고 결정구로도 사용 가능하다. 김태형 감독은 "말이 필요 없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며 부활을 염원했다.
부산=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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