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이정후는 과연 겨우 '2%'에 불과한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뒤늦게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상승흐름을 탔다. 정규시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미 포스트시즌 포기 의사를 내보인 상황에서 나온 놀라운 반전이다. 이로 인해 승률 5할 고지에 근접하는 동시에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 새로운 국면을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13대2로 승리했다. 이날 이정후는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지만, 팀 타선은 모처럼 대폭발했다. 장단 16안타를 몰아치며 13점을 뽑아냈다. 불펜이 9회에 2점을 내줬지만, 이미 13점의 리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승리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68승(69패)째를 기록했다. 승률 5할까지 1승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을 따내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승리의 중심에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한 라파엘 데버스가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지난 6월 16일에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트레이드로 깜짝 영입한 데버스는 '가을잔치'를 위한 특급 카드였다. 2017년에 보스턴에서 데뷔한 데버스는 통산 980경기에 나와 타율 0.279에 1062안타 200홈런 638타점을 기록한 장타머신이었다.
이적 전까지만 해도 타율 0.272에 15홈런 58타점 OPS 0.905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 와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7월까지 타율 0.219 4홈런 15타점 OPS 0.692에 그쳤다.
하지만 8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과 비슷하다. 이정후 역시 시즌 초반 3할대 맹타를 휘두르다가 5월 초순부터 타격 침체에 빠졌지만, 7월부터 서서히 살아나더니 8월 한 달간 타율 0.300(100타수 30안타) OPS 0.790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 8월 29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3-3으로 맞선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려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끝내기 안타였다.
데버스 역시 8월 월간 타율 0.292(103타수 30안타) 9홈런 20타점 OPS 0.989의 괴력을 뿜어냈다.
이렇듯 이정후와 데버스가 동시에 살아난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는 8월 하순부터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8월 24일 밀워키전을 시작으로 6연승을 기록하는 등 3연속 위닝시리즈를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7승을 따냈다.
이로 인해 완전히 사라진 듯 했던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다시 실낱같이 살아났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5위가 됐다. 4위 신시내티 레즈(69승 68패 승률 0.504)와는 1경기 차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갈 수 있는 3위는 현재 뉴욕 메츠(73승64패)가 차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의 격차는 5경기다.
냉정히 말해 역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아예 제로는 아니다.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 닷컴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2%에 불과하다. 반면 메츠의 확률은 무려 93.1%에 달한다. 메츠도 최근 10경기에서 6승이나 따낼 정도로 흐름이 좋다.
하지만 불과 2%의 확률이라도 일단은 기대를 걸어보는 쪽이 남은 시즌을 치르는 데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이정후와 데버스 등 뒤늦게 발동을 건 타자들의 힘을 앞세운다면, 샌프란시스코가 희박한 2%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과연 샌프란시스코가 바늘 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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