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대체 뭘보고 손흥민 대안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1월부터 꾸준히 '손흥민 후계자'라며 추켜세우던 영건 마티스 텔의 절망적인 실체가 결국 만천하에 공개되고 말았다. 토트넘 스카우트 시스템이 오랫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증거이자 다니엘 레비 회장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전임 감독 그리고 토마스 프랭크 현 감독까지 모두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처참한 현실까지 드러난 셈이다.
한 마디로 텔은 실력 자체가 부족하다. 때문에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 구단은 4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에 참가하는 2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원래 규정상으로는 최대 25명을 등록할 수 있지만, 토트넘은 '홈그로운' 조건과 '팀그로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25명 중 최소 8명은 홈그로운에 해당해야 하고, 이 중 4명은 팀그로운 선수여야만 하는데, 토트넘에는 골키퍼 브랜든 오스틴만 유스 출신이라 22명 밖에 구성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최정예 인원만 등록하게 됐다. 그런데 여기에 텔의 이름이 제외됐다. 텔 뿐만 아니라 타카이 코타와 이브 비수마, 데얀 쿨루셉스키, 라두 드라구신, 제임스 매디슨도 빠졌다. 쿨루셉스키와 매디슨은 부상 중이라 빠졌지만, 텔은 실력 부족으로 빠졌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런 결정은 큰 후폭풍을 낫고 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스퍼스 웹은 '텔의 명단 제외로 큰 충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엄청난 논란마저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텔의 챔피언스리그 명단 제외는 충격적이다. 토트넘이 지난 1월부터 텔에게 엄청난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지난 1월 이적시장 막판까지 텔을 바이에른 뮌헨에서 데려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집중했다. 레비 회장이 직접 독일로 날아가 텔의 영입을 추진했고, 당시 팀을 이끌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직접 통화까지 하며 텔의 팀 합류를 설득했다.
이렇게 까지 토트넘이 정성을 쏟은 이유는 텔을 '포스트 손흥민급' 선수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료만 1000만유로(약 162억원)를 들여 텔을 데려왔다. 하지만 텔은 토트넘 합류 후 2024~2025시즌 후반에 20경기에 나와 3골, 2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토트넘은 텔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지 못했다. 레비 회장은 여전히 텔을 신뢰했고, 포스테코글루 후임으로 온 프랭크 감독까지 텔에게 기대감을 보냈다. 결국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3500만유로(약 568억원)를 더 지출하며 텔의 완전 영입 옵션을 실행했다. 결과적으로 텔을 팀에 완전히 합류시키는 데 총 4500만유로나 지출한 셈이다.
그러나 텔은 새 시즌에도 여전히 팀 수뇌부가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2경기에서 19분 뛴 게 전부다. 당연히 공격포인트는 없다. '손흥민 후계자'라고 포장했던 구단 수뇌부가 민망할 정도로 부진하다. 급기야 프랭크 감독도 텔의 실체를 확인한 뒤에는 핵심 전력에서 제외해버렸다.
이에 대해 영국매체 텔레그래프는 '프랭크 감독은 텔을 잉여 자원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수 본인뿐 아니라 구단에도 부끄러운 일이다. 800억 원을 쏟아부은 공격수를 빼는 것은 사실상 영입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물론 텔이 명예회복을 할 기회는 남아 있다. UEFA 규정상 리그 페이즈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로스터를 한 차례 변경할 수 있다. 최대 3명까지 교체할 수 있다. 토트넘이 일단 리그 페이즈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여기에 텔이 리그 경기를 통해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가 조건이 따라붙어야 한다. 과연 텔이 차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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