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녹슨 '전차군단'이 또 한번 오명을 썼다.
독일이 월드컵 유럽예선 원정 경기 사상 첫 패배라는 굴욕을 맛봤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 대표팀은 5일 오전(한국시각)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테헬네 폴레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 A조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대2 충격패를 당했다.
독일이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독일은 이번 경기 전까지 유럽 예선에서 총 52번의 원정 경기를 치렀는데, 단 한차례도 지지 않고 41승11무를 기록 중이었다. 독일이 월드컵 예선에서 패한 것은 서독 시절을 포함해, 단 세번뿐이었다. 모두 홈경기였다.
월드컵 예선이서 두 골 이상 내주고 패한 것은 2001년 잉글랜드전 1대5 대패에 이어 두번째다. 슬로바키아는 FIFA랭킹 52위에 불과한만큼, 충격은 더욱 크다. 독일의 전통을 완전히 무너뜨린 최악의 패배였다.
독일은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 최고의 강호 중 하나다.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18번 연속 본선에 나선 것을 포함해, 총 20번이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 중 4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4년 브라질 대회가 마지막 우승이었다. 독일은 브라질과 함께 월드컵사에서 가장 빛나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한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한국에 패해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한데 이어, 이어진 카타르 대회에서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데, 홈에서 열린 유로2024에서 8강 탈락했고, 네이션스리그에서도 4위에 그쳤다. 최근 A매치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독일은 이날 70%에 가까운 공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4대5로 열세일 정도로 효율적이지 못했다. 독일은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줬다. 슬로바키아의 중앙 수비수 다비드 한츠코가 돌파하며 다브드 스트렐레츠와 2대1 패스를 시도했다. 빠져나온 한츠코는 박스 왼쪽에서 침착한 왼발로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탄 슬로바키아는 쐐기골을 넣었다. 노르베르트 기옴베르가 골키퍼의 롱패스를 헤더로 떨궜다. 스트렐레츠가 잡아 안토니오 뤼디거를 제치고 그림 같은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독일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은 이 두 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충격패를 당했다.
이날 북아일랜드가 룩셈부르크 원정 경기에서 3대1로 승리하며, 독일은 조 최하위로 처쳤다.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12개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이후 조 2위 12개국이 조 3위 이하 나라 중 2024~2025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개국과 함께 다시 네 팀씩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토너먼트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치러 남은 넉 장의 북중미행 티켓 주인을 가린다.
경기 후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오늘 우리는 좋은 경기력과 한참 거리가 있었다. 지난 10년간 대표팀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우리가 80%만 힘을 쓰고도 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독일 최고의 선수들을 선발했지만, 어쩌면 더 높은 기량보다는 모든 것을 쏟아내는 선수들을 기용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다섯 경기가 남았고, 우리는 그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독일은 8일 독일 쾰른에서 북아일랜드와 홈 경기로 월드컵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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