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SSG 랜더스의 65억 FA 베테랑 박종훈이 대변신을 준비중이다. 말 그대로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다.
박종훈은 정대현(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과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정통파 언더핸드 투수다. 해외 투수 중에는 수차례 한일전에서 악몽을 선사한 와타나베 ??스케(전 지바롯데)와도 비교되곤 했다. 그만큼 한국에서 가장 릴리스포인트가 낮고, 그 높이에서 올라오는 공의 절묘한 제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런 박종훈이 팔을 올렸다. 이숭용 SSG 감독은 "요즘 투구폼에 변화를 주고 있다. 팔을 올려서 던지는 자세로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리쿼터 혹은 정통파 투수로의 완전한 변화는 아니다. 여전히 언더핸드 투구폼도 구사한다. 상황에 맞는 변칙투구를 테스트하는 단계다. 다만 팔을 올린 투구폼으로 성과가 나온다면 완전히 바뀔 가능성도 없진 않다.
지난 9월 2일 두산 베어스 2군과의 경기에서 1이닝 1안타 무실점 2K를 기록했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4㎞, 슬라이더 138㎞까지 나왔다.
5일 삼성 라이온즈 2군전에는 팔 높이가 더 올라갔다. 스리쿼터 또는 차라리 팔 높이가 낮은 우완 정통파 투수에 가까운 투구폼이다. 12-1로 앞선 8회 등판, 1이닝 무실점 2K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이날의 최고 구속은 140㎞였다.
그런가하면 결정구를 던질 때는 투구폼을 바꿨다. 우리 눈에 익은 바닥을 긁는듯한 언더핸드 투구폼에서 나온 각도 큰 커브가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지난 7월부터 시도중인 변화다. 투구폼을 바꾼 뒤로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고. SSG 구단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과거 롯데 시절인 2015년 심수창이 다양한 투구폼을 섞어쓰며 시도했던 변칙투구와 비슷한 결이다.
박종훈은 1991년생, 올해로 34세가 된 베테랑 투수다.
2010년 2라운드(전체 9순위)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 입단한 이래 통산 72승79패,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하며 16년째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전성기 시절에는 2017년 12승, 2018년 14승, 2020년 13승을 올리며 김광현 못지 않게 '인천야구'를 대표하는 존재감을 뽐내기도 했다.
다만 2021년 5년 65억의 비FA 연장계약을 맺은 뒤론 긴 슬럼프에 빠져있다. 4년간 44경기(선발 41)에 등판, 182이닝 소화에 그치며 6승17패 평균자책점 6.38을 기록중이다. 빛나는 커리어와 별개로 프로야구 역대에 남을 아쉬운 연장계약으로 손꼽힌다.
올시즌에도 5경기에 등판, 2패 평균자책 7.11을 기록한 뒤 5월초부터 2군으로 내려가 오랜 기간 머물러 있는 상황.
평생을 언더핸드로 살아온 그가 팔을 올렸다. 말 그대로 커리어의 위기, 벼랑끝에서 택한 도전이다. 야구인생을 건 모험이자 도전이다.
이숭용 감독은 "워낙 성실한 선수인데 부진이 거듭돼 안타까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고 있다. 아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 변화가 아닐까. 좋은 밸런스를 찾고 잘 던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향후 1군 복귀나 포스트시즌 등판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뒀다. 사령탑은 "아직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면서도 "시즌 끝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켜보겠다. 2군에서 추천하면 언제든 올라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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