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은 7월 국내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내년 6월에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스리백을 처음 실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가 아니다보니 유럽파가 참가할 수 없었던 동아시안컵과 달리, 이번 9월 미국,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선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동아시안컵 멤버와 이번 2연전 멤버의 수비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유무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활용한 김주성(히로시마) 변준수(광주) 김태현(가시마)과 더불어 유럽파 김민재 이한범(미트윌란)으로 센터백 진용을 꾸렸다. 몸상태 문제 및 부상 여파로 3월, 6월 A매치에 결장했던 김민재는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과의 원정 친선경기에서 김민재를 스리백 가운데에 세우고 양옆에 '오른발잡이' 이한범과 '왼발잡이' 김주성을 배치했다. 홍 감독이 1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동아시안컵 때 사용한 스리백 전술을 유럽파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힌대로다.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수비 조직, 빌드업 측면에서 2% 부족한 모습으로 0대1 패배 빌미를 제공한 홍명보표 스리백은 이날 FIFA랭킹 15위 미국 공격진을 상대로 한층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김민재 효과'로 볼 수 있다. 2025~2026시즌 개막 후 소속팀 뮌헨에서 주전 입지를 잃은 김민재는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비웃듯, 팬들이 흔히 말하는 '딴딴재'(딴딴한 수비를 펼치는 김민재의 줄임말), '촘촘재'(촘촘한 수비를 펼치는 김민재의 줄임말)의 얼굴을 했다. 주로 포백을 쓰는 소속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해 포백에 익숙한 김민재는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유럽 빅리그에서도 인정받는 높은 수준의 실력과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수비 리딩능력으로 스리백의 한 축을 무리없이 담당했다. 김민재는 이날 90분 풀타임을 뛰며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볼터치(87회), 패스 성공(64회), 지상경합 성공(4회), 인터셉트(4회), 태클(4회) 등을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뒷문 보호를 위한 수비에 집중하면서 빌드업의 시작점 역할도 해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홍명보호는 미국에 무실점 2대0 승리했다. 홍 감독도 "지난 동아시안컵에서 스리백의 가능성을 봤다.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선수들이 기대 이상 잘 해줬다"며 "김민재가 (스리백)가운데에서 (수비진을)잘 이끌었다"라고 스리백에 만족감을 표했다. "(스리백이)플랜A로 바뀐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계속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도 했다.
전반 한 번의 패스 미스가 상대에게 슈팅 기회로 연결됐지만, 실수가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비의 정석'을 보였다. 이런 활약은 동료 수비수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주성은 "(김)민재형과 같이 뛰는 건 처음"이라며 "(오늘 수비는)민재형이 다 했다. 우리가 편히 뛸 수 있도록 도와준 덕에 마음 놓고 수비를 할 수 있었다. 민재형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그게 잘 돼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한범은 "나도 민재형과 처음으로 같이 뛴다. 훈련 때 다르다고 느꼈는데, 확실히 경기장 안에선 더 다른 것 같다. 민재형이 잘 하는 걸 빠르게 배우고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김민재가 중심이 된 스리백은 10일 멕시코를 상대한다. 목표는 두 경기 연속 무실점. 김주성은 "걱정한 것과 달리 미국전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무실점을 해서 두 배로 기쁘다"며 "다음 멕시코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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