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미국 원정 도장깨기, 한일 양국의 명암은 엇갈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이 상위 랭커들을 상대한 미국 원정 2연전을 1승1무, 무패로 마감했다. 15위 미국에 2대0 쾌승을 거둔 데 이어, 13위 멕시코에도 접전 끝에 2대2 무승부를 거두며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원정길 채비를 할 때만 해도 기대보단 우려가 컸다. '패스 마스터'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중원 무게감이 떨어졌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합류하면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었지만,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지가 관건이었다. 손흥민(LA FC) 이강인(PSG)과 호흡을 맞출 오현규(헹크)가 이번 경기 직전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노리다 무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이런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미국, 멕시코전 모두 실험에 초점을 맞추며 흔들림 없이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두 경기를 통해 드러난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미국전에선 경기 대부분의 시간을 주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에이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AC밀란)를 앞세웠지만, 사실상 지워졌다. 멕시코전에선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선제골까지 내주며 어려운 경기 흐름을 이어갔지만, 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치는 엄청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특히 멕시코전은 미국전에 나섰던 선수 중 상당수를 교체해 치렀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상당하다.
반면 일본은 울상이다. 멕시코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주도하고도 0대0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10일 미국전에서 0대2로 완패했다. 결과는 두 골차지만, 후반 막판 잇달아 실점 위기를 겪으면서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전과 미국전 멤버를 완전히 바꾸는 실험에 초점을 맞췄지만,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FIFA랭킹 17위인 일본은 이번 미국 원정을 앞두고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소시에다드)는 2연전을 앞두고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두는 팀이라면 비슷한 수준의 팀과 만났을 때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반대의 결과가 펼쳐졌다. 미국전에선 선제골 허용 후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탈팰리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등 주전급을 내보냈으나 오히려 추가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현지까지 와주신 팬들이나 일본에서 이른 시간 지켜보시는 팬들께 승리를 전하지 못한 것, 무득점에 그친 것 모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모리야스 감독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한 일본 축구전문매체 풋볼존 기사 댓글은 들끓었다. 한 네티즌은 모리야스 감독이 이번 친선경기를 앞두고 40대에 접어드는 나가토모 유토(FC도쿄)를 선발한 것을 두고 '본선 기용 가능성이 없는 선수를 굳이 선발한 건 낭비일 뿐'이라고 혹독하게 질책했다. 다른 네티즌도 '더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미국의 압승이었다', '역시 월드컵에서 이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결정력이 문제' 등 아쉬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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