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행은 시즌을 잘 마치는 자리다. 감독 욕심은 정말 전혀 없었다."
진심일까.
키움 히어로즈는 28일 설종진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2년 총액 6억원의 조건. 올시즌 전반기 종료 후 경질된 홍원기 감독의 뒤를 이어 후반기 팀 수습을 한 설 감독대행은 이제 대행을 떼고 키움의 진정한 수장이 됐다.
설 감독이 시즌 종료 후 감독직에 오를 거라 예상한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다른 후보들이 면접을 봤다, 그동안 외부 인사를 선임하지 않던 팀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등의 얘기가 나왔다. 키움은 이를 의식한 듯, 시즌 종료 후 감독 선임을 발표할 수도 있었지만 발 빠르게 움직였다. 뭔가 감독 선임 발표를 하기에는 애매한 타이밍이었다. 시즌 종료 2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말이다.
설 감독은 "지난 주중 허승필 단장님 연락을 받았다.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정식 감독 얘기를 들었다"며 "얘기를 듣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엄청난 책임감이 느껴졌다. 감독 대행이 됐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책임감이 많이 드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 등은 애초에 논의할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설 감독은 "선임해주신 구단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 계약 조건 등은 2년 뒤 평가를 받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히 답했다.
설 감독에게 감독대행으로 치르는 후반기는 시험대의 의미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설 감독은 그런 생각조차 안 했다고. 그는 "기대는 안 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게 목표였다. 대행이라는 자리는 시즌을 그저 잘 마치는 일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내가 감독 면접을 봤다면 모르겠지만, 감독 대행 역할을 하며 감독직 생각을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설 감독은 감독직에 오른 소감으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또 올시즌은 끝이 나지만, 내년을 위해 재정비를 잘 해야 한다. 좋은 야구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코칭스태프 구성 등 시즌 끝나자마자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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