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가을야구 실패는 한 시대의 끝을 상징하는 순간이 될까.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1조원' 후안 소토를 영입하고 리그 1위를 질주하다 추락한 뉴욕 메츠에 가려져있지만, 올해 휴스턴의 하락세도 만만찮았다.
2016년 이후 9년만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5년만의 지구 우승 실패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7월 6일 기준 휴스턴의 가을야구 확률은 무려 98.3%에 달했다. 지난 18일(이하 한국 시각)에도 93.7%에 달했다.
하지만 이 모든 통계적 근거가 허사가 됐다. 운명을 뒤틀어놓은 건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에서 휴스턴을 밀어내고 우승을 거머쥔 시애틀 매리너스의 대약진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 '휴지통 스캔들'로 인한 명예실추 와중에도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포수-스위치히터 최초 60홈런에 빛나는 칼 랄리를 앞세운 시애틀에게 지구 우승을 내줬다. 19~21일 지구 공동 1위로서 진검승부를 벌인 시애틀과의 3연전에서 스윕당한게 결정적이었다.
이어진 와일드카드 막차 싸움 과정에선 지난 27일 지구 최하위 LA 에인절스전에서 마이크 트라웃에게 멀티홈런을 허용하며 역전패, 말 그대로 무너져내린 시즌으로 기록됐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휴스턴의 8년은 말 그대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였다. 2017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2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8년 동안 7번의 지구 우승, 4번의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통해 이뤄낸 결과였다.
하지만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했던 로넬 블랑코의 시즌아웃, 요르단 알바레즈-이삭 파레데스-제레미 페냐 등 주축 타자들의 부상 여파는 팀 성적을 내리꽂는 기폭제가 됐다. 올시즌을 앞두고 3년 6000만 달러(약 840억원)에 영입한 크리스찬 워커는 27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타율 2할3푼8리에 OPS(출루율+장타율) 0.718로 부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호세 알투베 또한 26홈런 OPS 0.771에 그치며 나이로 인한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즌 도중 카를로스 코레아까지 컴백시키며 기세를 올렸지만, 시즌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이유다.
장기간 지구우승을 이어오다보니 유망주가 없는 팀으로 손꼽힌다.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톱100에 휴스턴 소속 선수는 브라이스 매튜스 단 1명 뿐이며, 그나마도 90~100위권을 맴돌고 있다.
향후 휴스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올해 블랑코의 공백을 메우며 에이스 노릇을 한 프램버 발데스도 올겨울 FA로 풀리는 상황. 타선에선 워커와 코레아의 분발이 절실하고, 투수진에선 FA 영입을 통해 발데스의 빈 자리를 채워야한다.
데이나 브라운 휴스턴 단장은 휴스턴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오프시즌 선수단의 변화를 검토하겠다. 내년엔 반전을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표했다. 코레아 역시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를 통해 "올해 부진에 대해선 아쉽게 생각한다. 내년은 팬분들께 기억에 남는 한해가 될 거라고 약속드린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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