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메이저리거 요기 베라의 유명한 명언이 또 한번 생각나는 순간.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도 그랬다. 1일 SSG 랜더스가 한화에 9회말 2사후 투런포 2개를 터뜨리며 믿을 수 없는 역전극으로 LG가 우승을 차지했을 때 박해민은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집으로 향하던 중 소식을 들었다. 박해민은 "라커룸에서 한화-SSG 경기를 보다가 9회말 2아웃이 됐을 때 자리를 떴다. 그때 선수들이 한명씩 집으로 향했다"면서 "난 운전중이었는데 뒤에서 야구를 끝까지 보던 와이프가 '차 돌려'라고 해서 급히 야구장으로 돌아왔다. 요기 베라가 괜히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다. 진짜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기쁘면서도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1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마저 3대7로 패하면서 끝내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하고 시즌을 마친 상황.
자력우승은 물 건너 갔다. 한화가 패하지 않는 한 타이브레이크를 준비해야 하는 LG였다. 박해민은 삼성 시절인 2021년 KT와 1위 결정전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 당시 쿠에바스의 투혼에 0대1로 패해 2위가 됐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해 한국시리즈에도 나가지 못했다.
박해민은 "매직넘버 1을 남기고 투-타 밸런스가 너무 안 좋아서 타이브레이크까지 생각을 했다. 타이브레이크를 해봤던 경험자로서 그때 부담감이 진짜 쉽지 않았다. 그 부담감을 날려버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SSG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어떤 방식이든 우승은 기쁜 것. 박해민은 "선수들끼리 경기 지고 타팀의 경기를 기다렸다가 우승하는 건 사실 흥이 안날 거라고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아니다"라며 "타이브레이크를 생각했는데 그 부담감이 날아가서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올시즌 새로 맡은 주장직. 막판 부진 속에 부담이 적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자 "에르난데스가 빠졌을 때도 위기였고, 창기가 부상당했을 때도 위기였다. 매 순간이 위기였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과 프런트, 팬들이 모두 합심해서 이겨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시절 주장을 맡았을 땐 우승을 하지 못해 이번에 하면 첫 우승이다. "이번 시즌 막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승 주장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됐다"는 박해민. 그는 "이렇게 극적으로 우승이 되는 것을 보니까 (통합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동료들이 우승 주장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즌 막판 부진이 속 천신만고 시즌 우승. 마음고생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때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이번 부진이 약이 될 것 같다. 정말 1승이 쉬지 않구나. 우승을 쉽게 주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데 좋은 센 예방주사였다"라며 웃었다.
LG 야구만 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박해민은 "어느 팀이 올라올지 모른다. 한화가 좋은 팀이지만 오늘 SSG가 이기면서 한화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을 것 같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야구를 하면 될 것 같다. 몇 경기 동안 우리 야구를 못해 힘들었다.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우리 야구를 하면 통합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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