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인도네시아 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2026 북중미월드컵 4차예선 첫 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대3으로 패한 인도네시아가 들끓고 있다. 결과는 1골차지만, 내용 면에선 격차가 더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승부였다.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얻었을 뿐, 필드 슈팅 장면에서 결정적인 장면은 없었고 수비라인은 3골을 내줄 정도로 엉성했다. 3팀이 한 조인 4차예선에서 조 1위에게만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사우디전 패배로 네덜란드령 동인도 시절이던 1938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88년 만이자 독립 이후 사상 첫 본선행이 난망해졌다.
인도네시아는 3차예선까지 신태용 감독(현 울산 HD)이 이끌고 있었다. 일본, 호주, 사우디, 바레인, 중국과 한 조가 된 인도네시아는 3차예선 1차전 사우디 원정에서 무승부, 호주와의 2차전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는 이변을 만들었다. 바레인 원정으로 치른 3차전에서도 무승부를 만들며 높은 집중력을 선보였다. 중국 원정에서 1대2로 패했고, 일본에 안방에서 0대4로 덜미를 잡혔으나, 안방에서 사우디에 2대0 완승을 거두면서 단숨에 본선 직행 티켓 사정권으로 올라서게 됐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느닷없이 신태용 감독을 경질했다. 본선행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신 감독이 귀화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 겸 체육부 장관인 에릭 토히르가 나섰고, 결국 현지 팬들의 반발 속에 신 감독을 경질한 뒤 파트리크 클라위버르트를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호주에 1대5로 대패했으나 바레인과 중국을 연파하면서 4위로 4차예선 출전권을 가져가게 됐다. 신 감독이 앞선 승부에서 벌어 놓은 승점이 기반이 됐다.
인도네시아 매체 시압 비바는 '토히르 협회장이 사우디전 패배 후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팬들은 그가 3차예선 기간 중 신 감독을 경질한 걸 큰 실수로 여기고 있으며, 최근 대표팀 성적과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SNS 상에는 토히르의 이름이 트렌드에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팬은 SNS에 '신 감독 체제에서 사우디에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팬은 '클라위버르트 감독의 잘못이지만, 토히르 회장이 예선 도중 감독을 바꾼 게 더 큰 잘못이다. 모든 책임은 그에게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다른 팬은 '신 감독 시절엔 게임 플랜이 명확하고 팀 사기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불안해 보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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