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겨울 SSG 랜더스는 FA 외야수 김성욱 영입을 신중하게 검토했었다.
특히 현장에서 외야 타선 보강을 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김성욱 역시 특별한 외부 오퍼를 받고있지 못했던 상황. 상대적으로 소형 FA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투자도 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다. 일단 최정, 노경은까지 덩치가 큰 내부 FA 계약이 최우선이었던데다 샐러리캡 한도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섣불리 외부 FA를 영입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김성욱을 포기했고, 그는 친정팀 NC 다이노스와 2년 총액 3억원에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끝내 SSG와의 인연은 이어졌다. 전반기 트레이드 시도에 나선 SSG가 NC 구단과 협의해 김성욱 트레이드에 성공했다. 6월초 신인 4라운드 지명권 한장과 현금 5000만원을 건네고 김성욱을 데려왔다. 사실상 NC 입장에서는 1군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성욱을 큰 조건 없이 보내주는 셈이 됐고, SSG 입장에서는 선수 출혈 없이 외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며 장타력이 있는 타자를 보강했다.
사실 김성욱의 정규 시즌 활약이 기대치를 충족시킨 것은 아니다. 일단 SSG 합류 직후부터 잔부상들이 있었고, 타격도 1할대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래도 1군에서 1000경기를 넘게 뛴 베테랑 타자의 가치를 이숭용 감독은 믿고있었다. 후반기 외야 대수비, 교체 출장으로 조금씩 감이 좋아졌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김성욱의 역할은 중요하다. 중견수 최지훈,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라는 좋은 수비력을 갖춘 외야수들이 있지만, 한유섬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대체자가 없었던 최지훈의 수비 자리까지 커버해줄 수 있는 선수가 김성욱이다.
이숭용 감독도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성욱이가 지금 타격 밸런스가 좋다. 필요할때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고, 2차전에는 선발 우익수로 내보냈다.
2차전 3번의 타석에서 전부 안타 없이 물러났던 김성욱은 3-3 동점을 허용한 직후, 9회말 단 한번의 스윙으로 해냈다.
불펜 등판한 삼성의 '승부수'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해 149km 직구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후 "사실 대타 류효승을 내보내려고 했었다. 효승이를 준비해놨는데, 강병식 타격코치가 '밀어부치시죠. 나올 것 같습니다'라고 해서 대타를 안썼다. 성욱이는 모르지만"이라면서 웃었다.
만약 거기서 김성욱의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면, SSG는 졌을지도 모른다. 마무리 조병현까지 필승조를 모두 썼고, 9회초 동점을 만든 삼성이 분위기를 가져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연장으로 갔다면 확실히 불리했다. 김성욱이 홈런이 아닌 안타를 쳤다고 해도 승산이 많지 않았다. 더이상의 선수가 나올 필요가 없이 만들어버린 그 끝내기 홈런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이 홈런으로 SSG는 포스트시즌 4연패를 끊어냈다. 2023년 준플레이오프 3연패 탈락 그리고 올해 1차전 패배까지 4연패에 빠져있었던 SSG를 김성욱이 구했다. 지명권 한장과 5000만원의 가치는 하고도 남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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