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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뷰]"엄지성→오현규 골" 'WC 포트2 가능성 높였다!' 韓, '복병' 파라과이 2-0 제압 '분위기 반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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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국이 '복병' 파라과이를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15분 엄지성, 후반 29분 오현규의 연속 득점을 묶어 환호했다. 이로써 한국은 '포트2' 수성 가능성을 높였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은 48개국을 4개 포트(12개국씩)로 나눠 추첨을 통해 포트별 한 팀씩 같은 조에 배정한다. 개최 3개국을 제외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는 포트1, 10~23위는 포트2 등으로 나뉜다. 한국의 현재 랭킹은 23위로, 포트2 끝자리에 걸려 있다. 24위 에콰도르, 25위 호주 등과 치열한 경쟁 중이다. 다음달 A매치 2경기 성적까지 반영해 발표되는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가 배정된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앞선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다. 파라과이(37위)보다 높다. 그렇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2대1 승), 브라질(1대0 승) 등 강팀을 한 번씩 잡는 저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짠물수비'로 상대를 괴롭혔다. 파라과이는 남미예선 18경기에서 단 10실점했다. 에콰도르(2위·5실점), 아르헨티나(1위·10실점) 등과 맞먹을 정도의 수비력을 보였다.

홍명보 한국 감독은 파격 실험에 나섰다. 10일 치른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와 비교해 선발 명단 8명을 바꿨다. 손흥민(LA FC) 황인범(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제외하고 모든 얼굴이 달라졌다.

한국은 3-4-2-1 전술을 펼쳤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좌우 날개엔 엄지성(스완지 시티)과 이동경(김천 상무)이 위치했다. 중원엔 이명재(대전하나시티즌) 황인범 김진규(전북 현대) 김문환(대전)이 나섰다. 수비는 김민재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이 담당했다. 골문은 김승규(FC도쿄)가 지켰다.

파라과이는 4-2-3-1 전술이었다. 로날도 마르티네스가 공격을 이끌었다. 미겔 알미론, 디에고 고메스, 우고 코엔카가 2선에서 힘을 보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브라이안 오헤다, 다미안 보바디야가 출격했다. 포백에는 주니오르 알론소, 오마르 알데레테, 구스타보 고메스, 알란 베니테스가 위치했다. 골키퍼 장갑은 오란도 힐이 착용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기습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내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상대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이한범의 판단이 늦었다. 김승규가 빠르게 나와 볼을 차냈지만, 고메스의 몸을 맞고 오히려 한국 골대 쪽으로 흘렀다. 다행히도 김승규가 달려들어 막아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15분 선제골을 꽂아 넣었다. 황인범이 상대 수비 두 명을 뚫고 이명재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명재가 반대편에 있는 엄지성을 보고 긴 크로스를 올렸다. 파라과이 알론소가 걷어낸다는 것이 오히려 엄지성에게 패스한 모양이 됐다. 상대 골문 앞에 있던 엄지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슛으로 완성했다. 엄지성은 A매치 선발 데뷔전에서 짜릿한 득점포를 맛봤다. 2022년 1월 15일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 이후 무려 3년 9개월 만이다.

중원에서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다급해진 파라과이는 거친 도전으로 위험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전반 38분 알데레테는 손흥민을 뒤에서 강하게 밀어 넘어뜨렸다. 심판은 구두 경고를 줬다. 전반 41분엔 알론소가 김문환을 밀어제치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43분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알미론이 이한범의 볼을 빼앗아 역습에 나섰다. 뒤따라 들어오던 마르티네스가 공을 이어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김승규가 1대1 상황에서 슈퍼 선방으로 실점을 막았다. 김승규는 뒤이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선방으로 한국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한국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감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이 나란히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은 손흥민 이동경 이한범 대신 오현규(헹크)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조유민(샤르자)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파라과이는 보바디야를 빼고 마티아스 갈라르사를 투입했다.

후반 6분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파라과이 고메스가 허벅지를 부여잡고 교체사인을 보냈다. 결국 알레한드로 로메로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한국은 어수선한 틈을 타 공격에 나섰다. 조유민-김진규의 패스를 엄지성이 받아 슈팅했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오현규와 황인범의 연속 중거리슛으로 상대를 계속 흔들었다.

파라과이가 다시 한 번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쿠엔카와 로날도 마르티네스를 빼고 안토니오 사나브리와 디에고 곤살레스로 변화를 줬다. 한국도 부상 변수가 있었다. 후반 19분 엄지성이 벤치를 향해 손을 들더니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한국은 엄지성과 황인범을 빼고 이재성(마인츠)과 원두재(코르 파칸 클럽)를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25분부터 2분 동안 세 차례 슈팅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연달아 슈팅을 허용한 것이다. 곤살레스의 프리킥이 한국 골포스트를 맞과 튕겨나왔고, 사나브리아가 리바운드된 볼을 잡아 슬라이딩 헤더로 연결했다. 다행히도 한국의 골대를 빗나갔다. 파라과이는 알미론의 슈팅도 나왔지만, 이번에도 허공을 갈랐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29분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오현규였다. 김진규의 스로인을 이강인이 받았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 두 명을 제치고 공간을 창출했다. 오현규는 빠른 발로 상대 골문을 향해 달려들었고, 왼발로 살짝 밀어넣어 득점을 완성했다. 오현규는 9월 10일 멕시코전 이후 2경기 만에 다시 한 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파라과이는 알미론과 알데레테 대신 앙헬 로메로와 디에고 레온을 넣어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한 번 기울어진 추는 깰 수 없었다. 한국은 이명재 대신 이태석(빈)을 넣어 교체카드를 마무리했다. 파라과이는 득점을 노렸지만, 한국의 뒷심이 더 강했다. 한국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