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홍명보호 최전방의 10월은 수확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명단 발표에서 세 명의 선수를 공격수에 포함시켰다. 손흥민(LA FC) 오현규(헹크) 황희찬(울버햄튼)이 이름을 올렸다.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홍 감독은 그간 공격수 명단에 꾸준히 오세훈(마치다) 이호재(포항) 주민규(대전) 등 높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신 공격수 옵션을 포함시켜왔다. 9월 A매치에서도 오세훈이 동행하며 이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브라질과 파라과이, 남미 강호를 상대하는 이번 10월에는 이 옵션을 제거하고 다른 구성으로 나섰다.
타당한 선택이었다. 한국은 그간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 장신 공격수 옵션을 마지막 묘수로 꺼내들었다. 과거 김신욱을 비롯해 조규성(미트윌란) 등 여러 선수가 이 역할을 맡아 해결사 혹은 조력자로서 활약한 바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이 옵션 자체가 매력적이지 못했다. 기회를 꾸준히 받았던 오세훈이 최전방에서 제대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도 미진했다. 홍 감독은 그간 경기를 꾸준히 소화하는 선수를 뽑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자신의 기준에 맞게 10월에는 오세훈을 제외했다. 조규성은 부상 여파로 발생한 후유증으로 인해 1년가량의 공백기가 있었다. 당장은 폼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렇기에 선택지가 부족했다. 대신 황희찬을 공격수로서 기용해볼 의사가 명단에서 드러났다.
브라질전 가장 먼저 꺼내든 최전방 카드는 역시나 손흥민 원톱 기용이었다. 이미 9월 A매치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며 가능성을 확인한 옵션이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활약하며 9월 두 경기에서는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었다. 하지만 남미를 상대로는 달랐다. 브라질전 세계 정상급 수비수들의 견제를 받은 손흥민은 좀처럼 위협적이지 못했다. 슈팅 없이 경기를 마감하고 63분 만에 벤치로 향했다. 파라과이전에서는 조금 나았다. 집중 견제가 시작되자, 직접 중원까지 내려와 측면 공격수 방향으로 풀어주는 선택지를 택했다. 손흥민 원톱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오현규도 번뜩였다. 브라질전 교체로 시동을 걸었던 오현규는 파라과이전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되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끊임없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수비 라인을 교란시켰다. 득점으로 결과까지 챙겼다. 파라과이전 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이강인이 탈압박한 이후 뻐르게 전방으로 투입된 공을 수비 뒤편에서 오현규가 잡았다. 오현규는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치며 빈 골문 안으로 가볍게 차넣었다. 침투와 골결정력을 모두 보여준 장면이었다. 홍 감독도 "오현규는 선발로 나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칭찬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옵션으로 평가해보고자 했던 황희찬이 부상으로 나설 수 없었다. 황희찬은 브라질전을 앞두고 훈련에서 부상을 당한 후 결국 파라과이전까지 결장하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월드컵까지 몇 번 남지 않은 소집 기회에서 평가 기회조차 날린 것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황희찬이 있었다면 쓸 수 있었지만 부상을 당했다"고 했다. 장신 공격수 옵션을 남미 상대로 활용해 보지 못한 점도 최전방의 공격 루트 다양화를 고려하면 향후 다시 고려해봐야 할 선택지다.
10월까지 실험이 끝났다. 최전방 경쟁도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본선 전까지 많게는 5~6경기가 남았다. FIFA랭킹이 굉장히 중요하다. 10월까지는 로테이션을 하며 전술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11월부터는 폭을 좁혀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했다. 11월에 누가 홍명보호 공격수로 이름을 올릴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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