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와~!"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나 보던 '엑스텐(X-10, 10점 만점 과녁 정중앙)'의 환희가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자 시민들은 연신 탄성을 터뜨렀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는 세계무대를 휩쓴 '신궁'들의 예리한 화살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25가 펼쳐낸 도심 한복판의 양궁 축제였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백화점 등 16개 기업이 후원하고 대한양궁협회가 주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광주국제양궁장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총 230명(리커브 152명, 컴파운드 78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총상금은 무려 5억9600만원. 상금 지급범위도 우승 선수 뿐만 아니라 리커브는 16위, 컴파운드는 8위까지 주어져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사흘 내내 광주 시민들의 열띤 호응이 뒤따랐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펼쳐지던 세계적인 선수들의 승부가 모처럼 광주에서 펼쳐진 만큼 환호호 화답했다. 눈에 띈 건 다양한 팬서비스. 학교 스포츠클럽 강사의 코칭으로 운영되는 양궁 체험 프로그램, 한국 양궁의 발전사를 소개하는 히스토리 월(History Wall),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양궁 모바일 게임존 운영 등 다양한 즐길거리로 대회장을 찾은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입장객 대상 럭키드로우를 통해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비롯한 다양한 경품이 지급되기도 했다. 결승전 종료 후 진행된 추첨에서 최고 상품인 캐스퍼 일렉트릭 당첨자가 발표되자 대회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물들었다. 대회 운영 면에서도 선수들 대부분이 "국제대회 수준"이라고 칭찬할 만큼 훌륭한 호스피탈리티를 선보이면서 대회 위상과 선수들의 의욕을 한층 높이는 데 일조했다.
대회 클라이맥스인 3일 리커브, 컴파운드 결승전은 '민주화 성지'인 광주 충장로 5·18민주광장에서 펼쳐지면서 시민들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설을 갖춘 특설 무대를 설치해 광장을 콘서트장처럼 변모시켰다. 경기 내내 흥겨운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관중들의 성원을 이끌어냈다. 출전 선수들은 광주 지역 양궁부 학생들과 함께 입장하는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래 꿈나무를 응원하며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굵어졌지만, 선수들은 아랑곳 않고 힘차게 활시위를 당기면서 과녁을 명중시켰다. 리커브 부문에선 '한체대 남매' 임시현과 김종우가 정상에 올랐고, 컴파운드에선 양재원(울산남구청)과 박리예(부개고)가 각각 남녀부 정상을 밟았다.
결승전 당일엔 이색적인 승부도 펼쳐졌다. 남녀 리커브-컴파운드 대표 선수들이 '양궁 슈팅 로봇'과 맞대결을 펼친 것. 올해로 4회째 대회를 공식 후원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양궁 대표 선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슈팅 로봇 앞에서 대표 선수들은 긴장과 감탄이 교차하는 가운데 승부를 벌였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강화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에게도 다채로운 체험을 제공해 국내 최고 권위 양궁대회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한국 양궁 발전과 스포츠 산업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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