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울산 HD, 신태용 전 울산 감독 중 누구도 웃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추구협회(PSSI)는 16일(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조기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네덜란드 전설인 클라위버르트 감독과 그의 사단은 지난 1월 대표팀에 합류한 후 9개월만에 중도 하차했다.
예견된 발표다. 인도네시아는 12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4차예선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9일 사우디아라비아(2대3 패)와의 4차예선 1차전 패배를 묶어 2전 전패로 본선 진출이 최종 좌절됐다. 첫 본선 진출에 대한 온국민의 꿈이 와르르 무너졌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고 A매치 8경기에서 단 3승(1무4패·승률 37.5%)에 그치는 부진으로 일관했다. 선수단 운용, 전술적 역량, 용병술 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현지 언론과 팬으로부터 꾸준히 사퇴 압박을 받았다. 이라크전을 마치고 SNS상에는 '클라위버르트 나가라(OUT)' 운동이 전개됐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일부 언론과 팬은 끈임없이 신태용 전 감독의 이름을 거론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신 감독 체제에서 AFF 챔피언십 준우승, AFF U-23 챔피언십 준우승, SEA 게임스 동메달, 사상 첫 월드컵 3차예선 진출, 2024년 파리올림픽 예선 플레이오프 진출과 같은 역사적인 업적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지난 1월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으로부터 돌연 경질 통보를 받고는 팀을 떠났다. 토히르 회장은 곧바로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앞세운 네덜란드 코치진을 대거 영입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귀화 선수의 숫자도 늘렸다. 하지만 성적은 점점 추락했다.
신 감독은 8월 새로운 직장을 구했다. 김판곤 전 감독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울산의 소방수로 긴급투입됐다. 2012년 12월 성남일화(현 성남FC)를 떠난지 12년만의 K리그 복귀였다. 하지만 신 감독은 위기에 빠진 울산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10경기에서 단 2승에 그쳤다. 디펜딩 챔프 울산도 파이널B 그룹이 확정됐다. K리그1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를 앞둔 현재 승강 플레이오프(PO)권인 10위로 추락했다. 결국 울산은 9일 신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하고,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에서 두번째 소방수 역할을 맡겼다.
울산을 떠난 신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부 선수와의 마찰 등을 폭로하며 잔류 싸움에 돌입한 울산에 혼란을 가미했다. 이후 신 감독은 15일 울산팬에게 남긴 글을 통해 건승을 빌었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이 해임된지 정확히 일주일만에 감독을 경질했다. 현지에서 신 감독의 복귀설이 들끓는 상황이었다. 사용자들이 직접 기록하는 '위키피디아'에선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이 '신태용'으로 변경됐다. 신 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복귀)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축구팬이 내게 정말 많은 것을 줬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TV원뉴스'에 따르면 신 감독은 "PSSI의 제안이 있다면 복귀할 수 있다"라고 토히르 회장에게 간접적으로 자기 의사를 전달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1월 토히르 회장이 신 감독을 경질하지 않았다면, 인도네시아와 울산 모두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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