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년 중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안좋은 성적이라니. 메이저리그급이라던 '원투펀치'가 이럴 줄은 몰랐다.
한화 이글스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대7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1차전을 이긴 한화가 2차전을 내주면서 시리즈 전적은 1승1패. 아직 원점이지만, 내심 내상이 더 큰 쪽은 한화다.
한화는 1,2차전이 대전 홈 구장에서 열린 어드밴티지가 있었다. 여기에 한화가 자랑하는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가 나란히 출격했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다. 올 시즌 리그 MVP 유력 후보인 폰세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활약을 한 와이스. 두사람은 무려 33승을 합작하며 한화의 정규 시즌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폰세와 와이스로 한화가 홈에서 열리는 2경기를 모두 다 잡는 것이다. 정규 시즌 2위팀인 한화는 플레이오프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국시리즈 진출 후 우승을 노려보기가 유리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르고 올라온 삼성은 이미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리즈를 3-4차전 이내에 끝내기 위해서는 결국 폰세와 와이스의 어깨에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폰세가 1차전에서 6이닝 7안타(1홈런) 8탈삼진 1볼넷 6실점(5자책)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타선이 폭발하면서 9대8로 신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다소 쑥스러운 승리 투수였다.
그리고 2차전 선발로 나선 와이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더니 3회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3~4회에 5실점을 하면서 무너진 와이스는 4이닝 9안타 4탈삼진 2볼넷 5실점으로 난조를 보여 조기 강판됐다. 5회부터 불펜을 투입한 한화는 엄상백이 9회초에 강민호에게 투런 홈런까지 허용하며 3대7로 쓰라린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실 폰세와 와이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한화의 최고 무기이자, 반전이 없어야 하는 카드다. 올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설까지 나오는 팀의 핵심 상수다. 그런데 그런 폰세와 와이스가 1,2차전에서 이런 투구 결과가 나올거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불펜, 타선, 경기 감각, 부상자 발생 등 여러 훼방 요소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두사람의 투구는 기본값은 해낼거라 봤다. 그런데 그게 흔들리고 말았다.
역대 강한 우승팀에는, 강한 '에이스'가 존재했다. 외국인 투수들 중에서는 두산 베어스의 2015~16년 우승을 이끈 더스틴 니퍼트가 존재했고, KIA 타이거즈의 2017년 통합 우승 주역인 헥터 노에시가 있었다. 2022년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뒤에도 윌머 폰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화의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다. 가을사나이로 변신한 최원태의 역투와 미친 타격감을 앞세워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삼성과 대구 원정에서 싸워야 한다.
삼성은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승1패로 1,2차전 원정을 마친 후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다 잡았다. 특히 투수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대구 구장의 특성상, 한화 역시 류현진을 시작으로 한 투수 운용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폰세, 와이스가 생각보다 부진하면서 1,2차전 불펜 출혈이 예상보다 많았던 것 역시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폰세와 와이스가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화가 이겨야 한다. KBO 포스트시즌 첫 경험의 굴욕을 딛고, 명예 회복에 나설 수 있을까. 예측을 전혀 할 수 없는 플레이오프 시리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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