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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무안타, 기억에 남는 건 폰세와 싸움 뿐...하지만 "믿는다. 타순 변화 생각도 안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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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기억에 남는 건 폰세와의 싸움과 홈 횡사 뿐.

과연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벌떡 일어나,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삼성은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원정 1, 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며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부담스러운 원정에서 1승만 하면, 홈에서 원투펀치 후라도와 원태인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 1차전 8대9로 아쉽게 패했지만, 2차전에서 7대3으로 승리하며 반전 분위기를 만들어 대구에서 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희망적인 건 삼성 어린 타자들이 KBO리그 최강 원투펀치라는 폰세와 와이스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괴물같이 공을 던지는 두 사람도 한국에서 포스트시즌은 첫 경험이라 긴장했을 수 있지만, 오래 쉰 이유인지 구위에서는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삼성 타자들이 잘 쳤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경기 내용들이었다. 김지찬, 김성윤, 디아즈, 김영웅 등 주축 선수들의 방망이가 쉬지 않고 돌아간데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김태훈이 1차전 폰세에 홈런, 2차전 3안타를 몰아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렀지만 지친 기색은 크게 없고, 오히려 경기를 하면 할수록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옥에티가 있다. 바로 주장 구자욱이다. 올 가을 좀처럼 그의 화끈한 방망이 쇼가 나오지를 않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 무안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그나마 안타 4개를 치며 살아나나 했지만, 대전 2연전에서 또 안타가 없었다. 그나마 1차전은 폰세 상대 희생플라이 타점을 기록했고, 2차전도 내야 땅볼로 타점을 추가하기는 했는데 찬스에서 구자욱에게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다. 뭔가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는지 맞히는 데 급급해 땅볼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오히려 좋은 활약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만 임팩트를 남겼다. 1차전은 폰세와의 피치클락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갈등에 공 1개를 던지는 데 5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양팀 감독이 모두 뛰어나왔다.

2차전에서는 쐐기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주루를 하다 홈에 들어가기 전 횡사해 아쉬움을 남겼다. 구자욱은 다리가 좋지 않은지 전력 질주를 하지 못하고 있고, 뛸 때 자세도 엉성하다. 그래서인지 박진만 감독은 가을야구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출전시키고 있다. 이 다리 문제 때문에 타석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자욱은 구자욱이다. 스타 플레이어는 아무리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제 터질지 모른다. 지금까지 후배들이 팀을 이끌어줬으니, 구자욱이 홈 대구에서 반등에 성공한다면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한 번의 업셋 기적을 완성할 수 있다. 결국 야구, 그리고 큰 경기에서는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 법이다.

박 감독도 캡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지 않는다. 박 감독은 "믿고 있다. 좋아질 것이다. 타순 변화는 생각한 적도 없다. 무조건 살아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