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우승했기에 더 특별하다."
전북 현대가 10번째 별을 달던 날, '원클럽맨' 최철순(38)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최철순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우승은 그가 현역으로 뛰면서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다는 별인 셈이다.
최철순은 2006년 프로 데뷔 후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던 시기를 제외하면 줄곧 전북에서만 뛰었다. 여름, 겨울마다 국내외 이적이 성행하는 풍토에서 20년 가까운 세월을 한 팀에서만 뛰는 '낭만'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최철순이 걸어온 궤적은 전북의 역사이기도 하다. 프로 데뷔 첫 해인 2006년 당시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정상을 밟는 환희를 경험했다. 이후 최철순은 전북이 9차례 우승(2009년, 2011년, 2014~2015년, 2017~2021년)으로 K리그 최다 우승팀 지위에 오르는 행보에 힘을 보탰다. 2016년엔 또 다시 ACL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런 전북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11차례 A매치를 소화하기도 했다.
'투지'는 그를 상징하는 단어다. 데뷔 이래 지금까지 철저한 몸관리를 바탕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풀백 노릇을 했다. 특히 부상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았다. K리그1과 리그컵, 코리아컵, ACL 등 전북 유니폼을 입고 500경기 넘게 출전했다. 올해는 불혹을 앞둔 나이와 출중한 후배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며 리그 6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로테이션 역할에 충실하면서 팀의 조기 우승 행보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최철순은 "처음 프로 데뷔할 때만 해도 열 번이나 우승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서 늘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장점을 잘 발휘하려 했다. 무엇보다 동료는 물론 코치진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와 같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 내내 우승 한 번 경험 못 하는 선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미소 지었다.
올 시즌 K리그1 조기 우승을 달성한 전북은 오는 12월 6일 광주FC를 상대로 2025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다. 전북이 코리아컵을 제패하면 내셔널 더블(리그-FA컵 동시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2020년과 2022년 각각 코리아컵 우승을 경험했던 최철순에게 또 한 번 별을 달 수 있는 기회다. 최철순은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 언제든 기회가 주어지면 실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출전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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