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애틀 매리너스가 또한번 좌절을 맛봤다. 1977년 이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의 기회를 또 놓쳤다.
지금 시애틀은 좌절감으로 가득하다. 시애틀은 올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3승4패로 역전패, 또다시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무너졌다. 5차전까지 3승 2패로 앞섰지만, 6~7차전을 내리 패?다.
켄 그리피 주니어, 랜디 존슨, 스즈키 이치로, 펠릭스 에르난데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슈퍼스타들이자 시애틀 소속으로 리그 MVP 또는 사이영상을 수상하고도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끌지 못했던 슈퍼스타들이다.
그 뒤에 새롭게 칼 롤리라는 이름이 새겨졌다. 시애틀은 포수 최초 60홈런, 스위치 히터 최초 60홈런, 시애틀 구단 역사상 최다 홈런, 메이저리그 역대 7번째 60홈런 타자를 보유하고도 또한번 좌절을 맛봤다.
1990년대 중반의 시애틀은 켄 그리피, 랜디 존슨,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함께 뛰는 팀이었다. 랜디 존슨이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1995년, 시애틀은 13경기 차이를 따라잡는 기적을 연출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해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에드가 마르티네즈의 끝내기 역전 2루타로 패패승승승의 역스윕을 달성하며 전설을 썼다. 하지만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졌다.
켄 그리피가 만장일치로 시즌 MVP를 수상한 1997년에도 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허무하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패했다.
이후 이들 슈퍼스타들이 줄줄이 떠난 2001년, 또 한명의 슈퍼스타가 등장했다. 스즈키 이치로가 신인상과 시즌 MVP,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모조리 휩쓸며 충격적인 미국 무대 데뷔시즌을 치렀다. 이해 정규시즌 116승을 올렸고, 8명의 올스타를 배출했다. 하지만 이해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가로막혔다.
이치로가 떠난 뒤 '원클럽맨' 킹 펠릭스의 시대가 펼쳐졌지만, 역시 월드시리즈 진출은 없었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의 인기팀 중 하나였던 시애틀은 그 사이 가장 무관심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주저앉았다.
2025년은 시애틀이 모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해였다. 롤리의 홈런 행진 덕분이다. 타율 2할4푼7리 60홈런 12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8을 기록한 롤리는 애런 저지(양키스)와 더불어 올시즌 MVP 후보 1순위다. 객관적 기록 면에선 저지가 조금 낫지만, 포수라는 포지션과 60홈런 신기록의 상징성과 임팩트로 인해 롤리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또 월드시리즈 실패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49년의 시애틀 역사상 가장 안타까운 시즌"이라고 평했다. 롤리는 토론토전 7차전 패배 후 "실패라는 말을 쓰고 싶진 않은데, (결과적으로)올시즌은 실패한 시즌이다. 실망스럽다"며 아픔을 곱씹었다.
7회말 토론토 조지 스프링어의 역전 스리런 홈런이 뼈아팠다. 마무리 투수 안드레스 무뇨스가 아니라 좌완 불펜 에두아르도 바자르도를 택한 댄 윌슨 시애틀 감독에게 비난이 집중됐다. 하지만 윌슨 감독은 "후회하지 않는다. 결정을 내려야하는 때가 있고, 그에 따른 결과는 받아들이겠다. 뜻대로 풀리지 않았을 뿐"이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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