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 신현영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전담 의사를 통해 꾸준히 진료를 유지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의료비 수준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상용치료원 (USC, Usual Source of Care)이란 환자가 아프거나 건강 상담이 필요할 때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의사나 의료기관을 말한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의 상용치료원 유형을 '정해둔 의사와 의료기관이 아예 없는 경우', '의료기관만 정해둔 경우',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를 정해둔 경우'로 구분했다. 특히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를 정해둔 경우'에 대해서는 환자가 평가한 진료의 포괄성과 조정성에 따라 고품질과 저품질로 나누었다.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료패널 당뇨병 환자 614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율이 가장 높고, 2021년 고소득 국가 중 당뇨병으로 인한 장애보정생존년수가 인구 10만 명당 966.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당뇨병 관리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당뇨병은 효과적인 외래 진료로 입원과 응급실 내원을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지역 의료기관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치료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연구 기간 동안 의사와 의료기관을 모두 정해둔 당뇨병 환자 비율은 2019년 58.5%에서 2022년 66.1%로 7.6% 증가했고, 정해둔 의사와 의료기관이 아예 없는 환자는 15.1%에서 10.9%로 4.2% 감소했다. 2020년 코로나19 초기에는 취약계층에서 주치의 관계가 일시적으로 끊기는 일이 증가했으나, 2022년에는 다시 회복되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상용치료원을 둔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의료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해둔 의사와 의료기관이 모두 없는 환자는 의료비가 55.4% 급증했으며, 의료기관만 정해둔 환자는 35.6% 올랐지만,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를 정해둔 환자는 3.6%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담 의사인 주치의를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위기 상황에서도 의료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환자 특성과 질병 중증도 등을 통제해 정밀 분석한 결과,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를 정해두고 꾸준히 진료를 받은 환자 중 고품질 주치의를 둔 환자는 정해둔 의사와 의료기관 모두가 없는 환자 대비 13.1% 낮은 수준의 의료비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단순히 평소 다니는 의료기관만 정해두는 것보다는 특정 의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포괄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의료비 절감에 더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연구 기간 중에서 코로나19 기간은 만성질환 관리의 문제점이 크게 드러난 시기로, 당뇨병 환자는 병원 폐쇄와 진료 접근성 저하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치의를 둔 환자는 원격진료와 전자처방전으로 제때 적절한 약을 받고 혈당을 체크할 수 있었던 만큼, 이것이 의료비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는 당뇨병 환자가 주치의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약물 순응도가 향상되고, 예방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며, 합병증이 줄고, 전체 의료비가 낮아진다는 국제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에게 맞는 주치의를 둔 당뇨병 환자가 치료 경과가 놓을 뿐 아니라 의료비를 효과적으로 낮출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신현영 교수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주치의 시범 사업이 대한민국 의료 현실을 반영해 의사와 환자 모두 만족하는 포괄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서 설계가 가능하다면 초고령화 시대에 건강노화를 위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BMC Health Services Research 10월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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