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경기 더 보게 돼서 기분이 좋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김영웅의 활약 속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5차전을 성사시킨 삼성 라이온즈. 가을야구를 쭉 지켜본 한 팬은 이렇게 얘기했다.
1경기 1경기가 소중했다. 11경기를 시력을 다해 싸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대11로 패하며 2승3패로 탈락했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고 후회 없는 결과를 남겼다. 위기는 있었지만 좌절은 없었다. 비록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단 한걸음 앞두고 멈춰 섰지만 박수를 치며 서로를 격려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삼성 박진만 감독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진심을 담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위기극복의 시즌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로 큰 기대 속에 출발한 시즌. 하지만 새 시즌은 다시 제로베이스부터 출발이었다.
8월 들어 8위까지 떨어지면서 가을야구 진출이 멀어지나 했지만, 삼성은 뒷심을 발휘하며 치열한 5강싸움을 이겨내고 4위로 시즌을 마쳤다.
가을야구도 위기가 있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덜미를 잡히면서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 이어 2년 연속 업셋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부담감을 극복하고 2차전을 잡아내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부담을 던 삼성은 본격적인 실력발휘를 시작했다.
원태인 후라도 최원태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야구와 이호성 배찬승 김재현의 불펜 활약에 김영웅 디아즈 이재현 등 팀 컬러인 홈런포를 앞세워 1승1패 후 2연승으로 정규시즌 3위 SSG 랜더스를 잡고 업셋시리즈에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도 명승부를 연출하며 가을의 주인공임을 알렸다. 1,2,3차전에서 한화가 자랑하는 '폰와류'를 모두 공략하며 극강의 타선을 뽐냈다.
1차전 선발 폰세를 상대로 6득점에, 마무리 김서현을 무너뜨리는 맹추격전에도 아쉽게 8대9, 한점 차 패배를 당한 삼성은 2차전에서 와이스를 무너뜨리며 7대3 승리로 적지 대전에서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3차전도 류현진을 조기강판 시켰지만 1차전에 이어 구원등판한 문동주 벽에 막히면서 4대5로 아쉽게 패했다.
4차전에서는 5회까지 0-4로 뒤지며 가을야구를 접는 듯 했다. 하지만 보고도 믿기 힘든 김영웅의 연타석 스리런홈런으로 7대4 극적인 역전승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그야말로 '가을좀비' 같은 회복탄력성이었다.
삼성은 2025년의 당당한 주인공이었다.
사상 첫 한 시즌 164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 흥행 구단으로 우뚝 섰다. '10경기가 한계'라는 가을야구에서 11경기를 치르며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올시즌 긴 가을야구 속에 젊은 선수들이 돈 주고 바꿀 수 없는 큰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패기의 젊은 구단으로 발돋움 했다.
엘도라도는 멈췄지만 '아름다운 패자' 삼성의 가을은 꽃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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