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수비 자체는 (박)찬호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평가하는 내야수 박민(24)의 미래 가치는 꽤 높다. 박민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이 감독은 2군 총괄코치로 지낼 때 박민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직접 지도했다. 수비는 현재 리그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는 박찬호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이 감독은 "(박)민이가 수비 자체는 찬호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드래프트에서 1번으로 뽑은 선수다. 스카우트팀에서 다 보러 다녔을 것이고, 유격수인데 투수를 빼고 1번으로 뽑았다는 것은 완벽했기 때문이다. 수비는 내가 봤을 때도 자세도 좋고 공도 잘 던진다. 수비는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민 역시 "어깨는 자신 있다. 어깨에 자신이 있으니 무리한 플레이를 안 하고, 남들보다 한 스텝을 더 밟아도 충분히 아웃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니 편해 보이는 것도 있다. 바운드 잘 맞추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KIA는 박민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그가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타격이 있다. 박민의 1군 통산 타율은 0.205(161타수 33안타)다. 1군에서 꾸준히 기회가 없는 선수들이 흔히 타격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감독은 그런 박민에게 일찍이 숙제를 줬다. 다음 시즌 1군에서 주전으로 도약하고 싶다면, 수비는 충분히 검증됐으니 타격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
특히나 다음 시즌 KIA 내야는 큰 물음표가 붙어 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곧 FA 시장에 나오기 때문. 이미 복수 구단이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이 100억원 이상까지 불어났다는 말이 나온다. KIA는 올해 박찬호를 포함해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 이준영, 한승택 등 단속해야 할 내부 FA가 많다. 박찬호를 1순위로 보겠지만, 박찬호 1명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장이 과열되면 더 큰 금액을 쓴 다른 구단에 뺏길 수도 있다. 박찬호가 이탈하는 경우 KIA의 대안 가운데 가장 가능성 있는 선수가 박민이다.
이 감독은 "수비로 봤을 때 (박)민이 (김)규성이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지금 팀에 없다. 1군에는 내년에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비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수비를 많이 안 시키더라도 공격에 조금 더 시간을 활용할 생각이다. 계속 백업으로만 머물 수는 없으니까. 성장하려면 방망이를 하루에 1000개 친다든지, 더 잘 치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든지 해야 한다. 막무가내로 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니까. 스마트하게 머리도 쓰면서 자기가 필요한 것들을 공부하면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민은 올해 1군에서 71경기를 뛰었다. 프로 데뷔 이래 1군에 이렇게 오래 머문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어느 정도 붙었다.
박민은 "처음 신인 때랑 비교하면 진짜 많이 성장했다. 신인 때는 야구장에서 그냥 풀이 죽어 있었다. 이범호 감독님이 2군에 계실 때 '수비할 때는 행복해 보이는데, 방망이만 잡으면 울상이 된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그 정도로 타격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때는 진짜 거의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는 타격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는데, 프로에 와서 폼을 계속 바꿨다. 어린 마음에 타격코치님들이 어떤 말씀을 해주시면 곧이곧대로 다 따라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내 것이 없더라. 선배들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줘도 고치는 게 쉽지 않았다. 군대에 가서 내 것을 하기 시작하면서 들을 것은 듣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게 가능해졌던 것 같다. 지금 폼을 유지한 지는 2년 정도 됐다. 내게 가장 편한 폼이라 생각한다"며 시행착오를 마치고 한 단계 더 성장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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