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너무 아쉽다. 너무 좋았어서 너무 욕심을 부렸나보다."
한국시리즈 첫 경험은 '쓴맛'이었다. '1선발'의 무게감이 너무 컸던 걸까. 너무 서럽고 아팠다.
27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모든 게 다 어려웠다"며 한숨을 쉬었다. '힘이 떨어졌다기보단 몸이 덜 풀렸다'는 김경문 한화 감독의 말을 언급하자 "딱 그런 느낌이었다. 2,3회 잘맞은 타구가 더 있었는데, 외야가 넓어서 다행이었다"는 속내도 더했다.
전날 열린 경기에서 문동주는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홈런 하나 포함 4안타 4실점(3자책)을 기록한 뒤 4⅓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너무 아쉬웠다.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라는 마음뿐이다.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있고, 류현진 선배님께서 중심을 잡아주고 계시니까…LG가 워낙 잘하지만, 나도 집중해서 준비하겠다."
플레이오프 승리를 이끈 호투 당시 문동주를 향해 류현진과 폰세, 와이스 등이 90도 인사를 하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문동주는 "이젠 내가 90도 인사할 차례다. 절이라도 하겠다. 진짜 농담이 아니다. 아마 폰세나 와이스도 이미 내게 절 받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최고 구속이 154㎞로 하락한 모습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문동주는 "직구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너무 직구 구사율이 높았나 싶다"면서도 "여긴 잠실이니까, 내 강점을 버릴 순 없다. 그런데 강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포효' 이야기가 나오자 "내가 말이 앞섰다. 폰세 하는 거 한번 더 보고 잘 따라하겠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 불펜 등판 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잘 던지려는 마음에 구석구석 컨트롤하려다 잘 안됐던 것 같다."
문동주는 5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그는 "홈에서 던지니까 더 좋을 거고, 나보다 앞서 엄청난 선발투수들이 나가니까 정말 중요한 상황에 내가 등판하게 될 것"이라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하지만 한화가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갈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한화는 이날 2차전에서 4점을 먼저 따내고도 '메가트윈스포'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 5대13으로 무너졌다. 한화의 시리즈 전적은 0승2패가 됐다.
김경문 감독은 3차전 선발로 폰세를 예고했다. 4차전은 와이스가 유력하다. 하지만 경기 양상에 따라 와이스든, 문동주든 언제든 불펜에서 총력전에 동원될 수도 있다. 한화는 지금 벼랑 끝에 몰렸다.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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