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과 설원 배경으로 연기 대결…고혜진 감독 서스펜스 스릴러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면 끝나는 게임인 것 같아서 '이게 과연 될까' 생각했지만, 촬영 자체가 재미있어서 점점 확신을 얻어간 것 같아요. 각성한 상태로 즐겁게 찍은 작품입니다."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로 첫 스릴러 연기에 도전해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배우 정려원은 "다 불사르겠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29일 개봉하는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가 된 언니를 차에 태우고 병원에 온 작가 도경(정려원 분)이 혼란스러운 기억 속에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내용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드라마 '검사내전'(2019) 조연출로 정려원과 인연을 맺은 고혜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고 감독은 각본 단계부터 정려원과 형사 역의 이정은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한다.
제22회 샌디에이고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 인터내셔널 피처'상을 받고,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선 2관왕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정려원은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친한 사람들끼리 뭘 하나 해본다는 느낌, 이것저것 다 해보자는 느낌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고 했다.
겨울 설원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추위가 고생스러웠지만, 현장의 열기에 맨발 촬영도 기꺼이 감내했다고 한다.
정려원은 "현장 자체가 서로를 예뻐해 주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며 "이런 현장은 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찍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고혜진 감독이 "배우 한명 한명에게 모두 애정을 갖고 존중해주는 감독"이라며 "양치는 개 '보더콜리'처럼, 과하지 않게 적절히 길을 안내하는 리더십이 있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고 감독이) 수완이 좋고 넉살이 좋아서, '검사내전' 촬영 당시에도 모든 선배에게 칭찬받고 예쁨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찰 현주 역을 맡은 이정은에 대해서는 "촬영하는 모습도 그렇고, 삶의 태도 자체가 아름다운 진짜 어른"이라며 "이분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나이가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촬영 단계까지만 해도 2부작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었지만 편집 과정에서 영화로 재탄생했다.
정려원은 "촬영 현장에서도 모니터링하면서 배우들끼리 '느낌이 영화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1~2부를 묶어서 영화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단막극과 영화가 매체가 다르다고 해서 큰 차이가 날 줄은 몰랐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니 영화는 확실히 큰 화면으로 볼 때 특별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는 스산한 느낌의 겨울 설원을 배경으로 눈 밟는 소리와 피가 뿌려지는 소리 등 긴장감을 유발하는 감각 묘사가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정려원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현장의 기운이 영화에도 담기는 것 같다"며 "배우로서 (촬영 현장을) 돌아봐도, 관객으로서 관람해봐도 괜찮은 작품인 것 같다"는 한 줄 평을 전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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