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에 따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불가 매장입니다." 한 음식점 안내문입니다. 뼈대만 남겨봅니다. 정책에 따라 ... 쿠폰 사용 불가 매장입니다. '정책에 따라'가 꾸미는 말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최종적으로 꾸며지는 매장과 연결하려면 '정책에 따라'를 '정책에 따른'으로 바꾸는 게 낫습니다. "정부 정책에 따른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불가 매장입니다" 하거나 "정부 정책에 따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매장입니다" 하는 것이 어떨까요?
모임에 가면 "모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사회자의 말을 듣습니다. 회의하면 또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고요.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하면 안 될까요? '…도록' 사랑이 지나칩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는 다짐도 별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면 되잖아요. 유종지미를 거두도록 한다고요?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하면 족합니다. …도록은 …게(끔)로 바꿔도 자연스러울 때나 쓰자고요. 법은 서류를 제출하도록 했다(→법은 서류를 제출하게(끔) 했다), 빛이 나도록 장식을 했다(→빛이 나게(끔) 장식을 했다)처럼 말입니다.
문장을 뼈대만 남긴 뒤 문장성분은 잘 갖췄는지, 성분 간 호응 관계는 괜찮은지 살핍니다.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관형어·부사어·독립어 따위가 성분이고 그중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가 주(主)성분인데요. 이들 주성분이 빠지면 완전한 문장이 되지 못합니다. 필수적 부사어도 주성분과 같은 가치를 지닙니다. 있어야만 하기에 없어도 되는 일반적 부사어 등 부속성분과 다릅니다. 명사+와/과,에게,(으)로,에서,에 같은 것이 있어야만 문장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쓰인 그것들이 필수적 부사어입니다. "이것은 저것과 다르다"에서 "저것과"가 예입니다. "사람들이 그를 불쌍히 여긴다", "그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군다"에서 불쌍히, 함부로도 필수적 부사어이고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체계 편)』, 2011, pp. 79-80. 필수적 부사어 p. 84. 주성분 설명 인용
2.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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