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던 시기의 순수함과 뜨거움…'우리의 이름'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 넌센스 = 새벽 어스름 저수지에서 남성의 시신이 수면으로 떠오른다.
가족도 친척도 없는 고인은 사망 몇개월 전 거액의 보험금 수혜자로 웃음치료사 순규(박용우 분)를 지정했다.
무언가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이 사건을 냉철한 손해사정사 유나(오아연)가 맡게 된다.
유나는 감정 없는 빠른 사건 처리로 성과금을 독식하며 동료들 사이 '소시오패스'라는 별명으로까지 불리는 인물이지만, 유독 이 사건은 처리가 늦어진다.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순규에 대해 점점 호기심이 생기며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순규는 "모든 건 진짜예요. 동시에 가짜고. 중요한 건 마음이에요"와 같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내뱉지만, 유나는 점차 현혹되는 듯 그의 논리에 빠져들고, 자신의 속사정까지 털어놓는다.
'넌센스'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이제희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 감독은 올해 개봉한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노이즈'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제44회 밴쿠버국제영화제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세션에 공식 초청되며 북미 관객들을 먼저 만났다.
이제희 감독은 "갈망과 불안,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은 간절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26일 개봉. 117분. 15세 이상 관람가.
▲ 우리의 이름 =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다 지방의 공업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영현(정순범)은 새 학교에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친구를 만난다.
이들은 각각 '영현 B'와 '영현 A'(민우석)로 불리며 친구가 되고, 룸메이트로서 하루 내내 붙어 다니며 미래를 꿈꾼다.
새로 공업고에 적응해야 하는 '영현 B'는 납땜부터 필수 자격증 준비까지 '영현 A'의 도움을 받고, 대기업 취업이 목표인 '영현 A'는 반대로 인문계고 출신인 '영현 B'로부터 자기소개서 작성 노하우를 공유받는다. 하지만 순수하고 훈훈하게만 보이던 이들의 우정은 좁은 취업 문이라는 현실 앞에서 변해간다.
이상록 감독의 '우리의 이름'은 공업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꿈을 좇으면서 동시에 현실의 무게를 경험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감독은 실제로 공고에 다니며 실습과 취업 준비, 현장 실습까지 경험한 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라고 판단하고 영화감독으로 진로를 틀게 됐다고 한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공업고 생활을 하며 느꼈던 혼란스러운 감정을 영현에 담고, 주변 친구들에게서 받은 인상을 모아 영화 속 인물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6일 개봉. 82분. 15세 이상 관람가.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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