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부부 대화로 채운 '19금' 코미디…김동욱 "관계 돌아볼 수 있는 영화"
하정우 감독 네 번째 연출작…"아이디어 번뜩이는 사람"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오로지 대사로만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대단한 영화죠. 메시지나 포장은 굉장히 자극적일 수 있지만, 속살은 따뜻하고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정우 감독의 신작 '윗집 사람들'에서 '윗집 여자' 수경을 연기한 배우 이하늬는 "막상 보시는 분들은 '이게 19금 영화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윗집 사람들'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두 부부가 만나 식사를 하면서 부부 관계와 성적 취향 등에 관해 색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영화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 '로비'(2025)에 이은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이자, 처음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작품이다.
이하늬는 심리학자이자 유튜버로, 부부 사이의 내밀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인물인 수경 역을 맡았다.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늬는 "저도 '19금' 대사들을 어떻게 소화해서 내뱉을지 많이 고민했다"며 "아래층 부부를 위해 홀연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천사라는 생각으로 찍은 것 같다. 마치 그들의 관계 회복을 위해 성적으로 최고 수준의 충격을 주는 작전을 짜는 것처럼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극 중 아래층 정아(공효진)·현수(김동욱) 부부는 대화나 스킨십이 메마른 이들로, 윗집의 수경, 김 선생(하정우) 부부는 자유분방하고 애정 넘치는 이들로 등장한다.
이하늬는 "현수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모를 뿐 정아를 진짜 사랑하는 인물"이라며 "이런 속내가 드러나는 점이 엄청나게 따뜻해서 부부가 함께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의 완전한 바닥을 본 사람들, 혹은 너무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생각하는 분들이 보시면 감정이 터질 만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아랫집 남자 현수를 연기한 김동욱도 "황당한 대사들이 많이 나오지만, 사실 이해하기 어렵거나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며 "현실에는 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태연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평범하고 아무 문제 없이 잘 사는 것 같은 사람들도 이면에는 남들보다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과하고 이상해 보이는 이들도 자기들끼리는 문제 없이 잘 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함께 보고 그동안의 소통 방식을 반성하거나, 관계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영화라는 평도 전했다.
김동욱은 "저도 촬영하면서 '아내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열심히 소통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기의 모습이나 상대방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아랫집 부부가 윗집 부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상영시간 대부분이 두 부부가 저녁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로 채워진다.
극 중 인물들의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고, '말맛'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인 만큼 하정우·공효진·이하늬·김동욱 네 배우의 호흡이 작품의 핵심이다.
하정우와 처음 호흡을 맞춘 이하늬는 하 감독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아이디어가 번뜩일까, 굉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마디로 평했다.
그는 "하정우의 디렉팅은 '수경이라는 캐릭터가 진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고, 그 답은 제가 찾아야 했다"며 "배우가 스스로 답을 찾는 힘이 얼마나 센지를 아시는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촬영 직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하늬는 배우와 스태프가 알게 모르게 배려해줘 큰 어려움 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이하늬는 "'선수들과 정말 다정하게 작업했다, 너무 신나게 작업했다'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이런 마음에) 관객분들도 호응해주시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욱은 "이 작품이 지금까지 한 어떤 작품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그만큼의 애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강조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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