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은 허수봉을 기대해도 좋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의 자신감은 현실로 드러났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전에서 3대0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에이스 허수봉이 20득점(공격 성공률 69.6%)으로 상대 코트를 맹폭하며 부활을 알렸다. 최민호(5블록) 정태준(4블록)을 위시한 블로킹도 철저하게 상대를 걸어잠궜다. 한순간의 위기도 없이 무난하고 압도적인 승리였다.
경기 후 만난 블랑 감독은 "허수봉은 이미 완성된 선수다. 재능 실력 모두 출중하다. 다만 그동안은 (세터)이준협과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본다"면서 "끝나고 '잘 돌아왔다'고 축하해줬다"고 했다.
완승임에도 레오와 허수봉을 비롯한 베스트 멤버를 밀고 나간 이유에 대해서는 "우린 발전하는 팀이다. 절대 압도적인 강팀이 아니다"라며 "다가오는 KB손해보험전을 위한 연습이기도 했다"며 미소지었다.
경기 도중 리베로 박경민과 충돌할 뻔한 상황도 있었다. 다행히 박경민이 날렵하게 피한데다, 냉큼 블랑 감독에게 덥석 안겨들어 좌중을 웃겼다.
블랑 감독은 "안아주고 싶은 선수이긴 하다"며 웃은 뒤 "이제 나이가 들었나 싶긴 하다. 전엔 비슷한 상황에서 빠르게 피해줬는데, 요즘은 자꾸 이렇게 부딪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박경민의 안정감과 팀을 이끄는 능력이 발전했다. 박경민 덕분에 승리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시즌초에는 미들블로커로 김진영이 자주 기용됐다. 최근들어 정태준의 출전시간이 많아졌다.
"김진영의 장점은 서브인데, 요즘 서브가 좀 아쉽다. 정태준이 나오면 블로킹은 확실히 좋다. 다만 어떤 팀을 상대하느냐의 필요성, 그리고 그 선수의 컨디션이나 경기력에 달린 문제다. 시즌은 길다. 지금은 최민호 김진영 정태준이 미들블로커로 나서고 있지만, 언제든 다른 선수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블랑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려다 갑자기 미소를 머금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오늘 마지막에 정태준이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정말 놀랄 '노'자다. 지금의 이 귀중한 경험을 부디 즐기시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정태준의 서브에이스에 대해 선배 허수봉도 인상적인 평을 남겼다. 그는 "나도 깜짝 놀랐다.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연습 때 서브에이스가 나오면 '오오 통산 몇호째냐'하고 놀리기도 한다. 서브에 부담감을 내려놨으면 좋겠다."
천안=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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