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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의료원, 스웨덴 연구기관과 항생제 내성 대응 공동연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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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스웨덴이 국제 공동연구와 학술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Hallym International Antibiotic Resistance Center, HIARC)와 스웨덴 웁살라항생제센터(Uppsala Antibiotic Center, UAC)는 11월 24~25일 양일간 국제 공동연구 착수회의와 제1회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교육·정책을 아우르는 다층적 협력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하루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로 전 세계 2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9.5 DID)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항생제 내성 문제는 심각하다.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제한되고, 기존 항생제의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항생제 병합 치료'는 환자 상태, 균종, 약물 상호작용에 따라 수많은 조합이 발생할 수 있어 임상 의사들이 최적의 조합을 빠르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복잡성을 줄이고 환자에게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조합을 찾기 위한 연구는 국제적으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 같은 글로벌 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와 웁살라항생제센터, 그리고 관련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학술 교류의 장이 열렸다. 24일에는 유로스타(Eurostars)에 선정된 공동연구 과제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위한 '유로스타 과제 착수회의'가, 25일에는 양 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첫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개인 맞춤 항생제 조합 찾아 오남용 예방하는 '콤비안트'

11월 24일 한림대성심병원 HIARC 회의실에서 열린 '유로스타 과제 착수회의'는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와 웁살라항생제센터 양 기관이 연구 중이던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 신속진단도구(제품명: CombiANT, 콤비안트)' 공동연구가 2025년 8월 유로스타(Eurostars) 연구과제로 최종 선정되면서 마련됐다.

유로스타는 유럽연합(EU)과 유레카 네트워크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으로, 유럽 내 혁신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의 국제 공동연구를 지원한다.

콤비안트는 각 균주 및 환자마다 어떤 항생제 병합 조합이 치료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신속하게 알려주는 진단도구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필요한 항생제만 사용하는 덕분에 오남용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유로스타 선정에 따라 양 기관은 앞으로 3년간 항생제 간 상호작용을 신속하게 분석해 최적의 병합 조합을 찾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복잡한 항생제 조합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착수회의에서는 연구의 임상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량적 실험 연구, 병원체 빅데이터 분석, 신속 진단 알고리즘 고도화 등 다층적 연구도 함께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양 기관은 콤비안트의 글로벌 상용화 가능성과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HIARC-UAC 첫 공동 심포지엄 개최…3개국 공동연구 가능성까지 확대

11월 25일에는 한림대성심병원 일송문화홀에서 양 기관이 공식적으로 함께 여는 첫 국제 심포지엄인 '제1회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웁살라항생제센터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행사는 유경호 한림대 의과대학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축사(김양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웁살라항생제센터 소개(에바 가르멘디아 웁살라항생제센터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 소개(김용균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장) ▲진행 중인 공동 프로젝트(니코스 팟시스 웁살라항생제센터 연구원) ▲실시간 반코마이신 농도 모니터링을 위한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기술(윤영준 한림대 반도체·디스플레이스쿨 교수)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비전통적 치료 옵션(이민호 한림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으로 진행됐다.

특히 도 팜 응웬 탕 베트남175군병원 미생물센터 의사는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베트남175군병원 공동연구 발표를 통해 아시아 지역 내 공통 항생제 내성 문제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스웨덴·베트남 3개국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연구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안하며 국제 네트워크 확장 논의를 더욱 넓혔다.

유경호 한림대 의과대학장은 "항생제 내성은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보건 문제로, 이번 웁살라항생제센터와의 공동 학술 프로그램은 한림대와 한림대의료원이 국제 항생제 내성 연구의 중요한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국가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대학과 의료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용균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장은 "이번 협력은 연구 인프라·데이터·기술을 서로 공유하며 항생제 내성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콤비안트 연구를 포함한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 연구가 실제 환자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HIARC)는 감염내과·심장혈관흉부외과·중환자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 의료진과 한림대 의과대학·정보과학대학·자연과학대학·반도체·디스플레이스쿨 등으로 구성된 항생제 내성 전문 '다학제 융합 연구 센터'다. 웁살라항생제센터와의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항생제 내성 공동연구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