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가 외야에도 '시프트 금지(수비 위치 제한)' 규정을 신설할까.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메이저리그의 장타율이 급전직하하는 현실을 개선할 방안으로 '외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강제로 전진시키는 규정을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빅리그의 2루타율(경기당 1.59개)는 1992년 이후 23년만에 최저수치를 기록했다. 3루타(경기당 0.13개)는 메이저리그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이다.
2007년 리그 2루타 수는 9197개에 달했지만, 올해는 7745개에 불과하다. 1300개 가량이 줄어들었다.
2015년 939개였던 3루타는 이제 628개 뿐이다. 2019년에는 2루타만 8531개나 됐지만, 올해는 2루타와 3루타를 합쳐도 8373개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야구의 꽃이었던 좌중간, 우중간을 시원하게 가르는 타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유는 외야수들의 수비 위치가 점점 깊어지기 때문. 매체는 "2015년 대비 10년 사이 리그 외야수들의 수비 위치는 평균 3m 이상 물러났다. 펜스에 훨씬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좌익수는 약 11피트(약 3.5m), 중견수는 6피트(약 1.8m), 우익수는 3피트(약 0.9m) 뒤에서 스타트한다.
반면 타격기술의 발전은 보다 '강한' 타구를 '멀리' 보내는데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비수들 또한 최대한 짧은 안타로 막고, 장타를 내주지 않는 수비를 펼친다는 것. 외야수들의 평균적인 피지컬도 상승하면서 2루타성 타구를 친 거포들이 1루에 멈추는 모습도 점점 늘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재직시절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린 주인공이었던 명단장 테오 엡스타인은 메이저리그 사무국 고문으로 일하던 2022년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고. 그는 '외야에 수비 제한선을 긋고,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는 수비수가 그 선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를 스프링캠프에서 테스트했다.
한때 국내외에서 일었던 시프트 금지 논란의 외야 버전인 셈이다. 외야 수비위치에 제한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구멍이 커지고, 2루타나 3루타의 수도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프레디 프리먼, 알렉스 브레그먼 등은 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브레그먼은 "펜스 직격이 아닌 이상 좀처럼 2루타가 나오지 않는다. 차라리 1루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즌 2루타 1위를 4번이나 차지했던 프리먼도 "요즘 2루타 치는게 정말 어려워졌다. 난 더 많은 안타를 원한다"며 웃었다.
리그 최고의 단장이었던 테오 엡스타인은 이른바 세이버매트릭스로 불리는 이 같은 야구 통계, 분석을 적극적으로 팀 운영에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야구 팬들은 홈런보다 2루타와 3루타, 주자와 수비수간의 그 역동적인 액션, 멋진 수비와 주루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95마일(약 157㎞) 이상의 강한 타구는 2016년 5할4푼1리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4할3리에 그치고 있다. 이는 곧 장타율의 추락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엡스타인을 비롯한 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외야에 일정한 선을 긋고, 외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지금보다 강제로 전진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 "내야 시프트 제한도 통과됐다. 외야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신설된다면 찬성하겠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직까진 이론에 불과하다. 앞서 ABS(자동볼판정 시스템)의 경우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데이터가 쌓였고, 그럼에도 빅리그에선 아직 전격적인 도입보다는 챌린지를 신설하는데 그쳤다.
규정 변경이 논의되려면, 일단 2026년말로 예정된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의 노사협상(CBA)이 마무리된 뒤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KBO리그와 달리 테스트할 무대가 충분한 미국은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마이너리그, 독립리그 등의 테스트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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