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연예계 만년 소년' 조영남, 김장훈의 'FUN FUN한' 인생사로 웃음과 깊이가 가득한 토요일 밤을 선물했다.
지난 6일 밤 9시 40분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회에서는 55년 차 국민가수 조영남과 34년 차 공연계 레전드 김장훈이 출연해 18년 나이 차가 무색한 깐부 우정부터 예측 불가한 럭비공 토크와 캡사이신 맛 티키타카, 어나 더 레벨의 진솔함으로 지루할 틈 없는 블랙홀 재미를 일으켰다.
먼저 조영남은 등장과 동시에 김주하에게 직진한 채 "보고 싶었는데"라며 악수를 청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김주하가 내가 보기에 왜 남자 복이 없냐 이거지"라는 폭탄 발언을 날려 김주하를 발끈하게 했고, 김주하는 "저 남자 복 있어요! 아들도 있어요!"라고 버럭해 웃음을 안겼다. 게다가 짝꿍으로 등장한 김장훈이 김주하에게 "남자 복이 있으시잖아요"라고 하자, 조영남은 "다시 시작하자!"라며 갑자기 재녹화를 요청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공 매력을 발산했다.
색다른 조합처럼 보이는 조영남과 김장훈은 조영남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김장훈에게 소개해준 것을 계기로 가까워졌음을 밝혀 현장을 뒤집었다. 더욱이 김장훈은 임팩트가 없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해 조영남을 욱하게 했고, 조영남이 "김장훈 얘를...이 새끼를"이라고 하자 "저도 육십이 넘었어요. 형"이라고 받아쳐 '톰과 제리 호흡'을 빛냈다. 그 외에도 두 사람은 조영남의 제안으로 인해 방송에서 '난 남자다' 무대를 같이 한 후 계속 공연으로 인연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조영남은 출연 목적을 묻는 질문에 "내가 만일 주하 씨한테 프러포즈를 하면"이라는 플러팅을 날렸고, 이에 김주하가 "지금 이 플러팅을 처음 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 한 오만 명 되는 거 같아요. 제가 한 오만 일곱 번째?"라고 꼬집자 "내가 아파트 좋은 거 있고, 먹고살 만한 거 있고, 또 유리한 건 내가 금방 죽을 거니까"라는 '80년 내공'의 매콤한 플러팅을 선사해 폭소를 유발했다.
또한 연예계 대표 '여친 부자' 조영남은 여친이 많은 비결로 스킨십을 하지 않는 것을 뽑으며 자신의 여사친인 이경실, 유인경, 송은희, 박미선, 최유라, 노영심 등을 전사로 표현한 호가 8억 원 상당의 '여친 용갱' 그림을 공개해 경악을 이끌었다. 더군다나 김주하가 "방송에서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면 반응이 좋지 않아요. 알고 계시죠?"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자, 조영남은 "여자친구는 애인이 아닌 친구"라며 여자친구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내비쳤다. 그리고 연애에 관해서는 극과 극 성향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똑 닮은 조영남과 김장훈은 즉석에서 '사노라면'에 맞춘 멋진 기타 연주와 노래를 선보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반면 김장훈은 소리 지르는 것만 모은 영상으로 조롱의 타깃이 된 별명 '숲?훈'과 예능의 웃음 소재로 자주 쓰이는 자신의 모창에 대해 쿨한 반응을 보였고, "최근 본 댓글 중 '김장훈 노인 중에 제일 웃겨'라는 게 제일 재밌었다"라며 대인배 면모를 뽐냈다. 이후 김장훈은 불교 방송 생방송 도중 스님들 앞에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라는 말실수를 했다가 급하게 멘트를 정정했던 사실을 털어놨고, 이를 듣던 조영남은 사찰 콘서트에서 캐롤을 개사한 "기쁘다 '부처님' 오셨네"를 부른 사연을 공개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조영남과 김장훈은 인생 키워드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미술'과 '기부'에 대한 진심을 꺼내놓았다. 조영남은 결국 무죄로 판결 났지만,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림 대작 논란'에 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환불 사태에 "집도 날리고 폭망할 뻔 했어요"라며 힘들었던 시기를 토로한 조영남은 현재는 기증을 위해 시작한 태극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식지 않는 미술 열정을 증명했다. 김장훈은 기부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딱히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좋아서"라는 담백한 한마디를 던졌다.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료 공연을 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김장훈은 "그게 좋아서라니까요"라는 답을 전해 기부가 생활화됐음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재미스트'로 사는 비결에 대해 김장훈은 "지금 죽어도 호상이다!"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재밌게 보내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음을 얘기했고, 조영남은 백남준과의 마지막 인터뷰를 회상하며 "마지막까지 사랑이 하고 싶다"라는 로맨티스트다운 명언을 남겼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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