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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살려주십시오." 뛰고 싶다고 울던 그 절박한 눈빛이 차 단장의 가슴에... 3년뒤 GG 수상 "쉽게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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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런 절박한 눈빛은 처음 봤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최고 자리에 우뚝 선 선수를 보면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 60명이 넘는 선수들을 모두 바라보고 있는 단장도 마찬가지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애정이 가는 선수가 있냐'는 팬의 질문에 1명의 선수를 언급했다. 1994년 박종호 이후 LG 2루수로서 31년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신민재다.

차 단장은 지난 9일 열린 팬들과 함께한 맥주파티에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 말해도 될까"라고 운을 띄운 뒤 "3년 전 신민재 선수가 이천에서 나를 찾아왔다. 그러더니 펑펑 울었다. '한번만 살려주십시오'라고 하더라. 다른 팀에 가서 시합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고 했다. 결혼해서 애도 낳았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 그렇다고 구단이 선수를 그냥 풀어줄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신민재와 함께 아파하면서도 기회가 올 것 같으니 조금만 더 참아보자고 했었다. 그런데 한달 후에 1군에 올라왔고 2023년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지금 그때 그 친구를 보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면…"라고 아찔해 하며 당시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차 단장은 "정말 미안하지만 그땐 신민재의 능력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1군에서 대주자로 활약할 정도로 봤었다"면서 "그런데 면담을 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절박함을 봤다. 많은 선수를 보지만 그런 절박한 눈빛은 처음 봤다. 그래서 내 생각보다 조금 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았다. 물론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차 단장은 신민재를 통해 자신도 또 하나를 배웠다라고 했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신민재를 보고 느꼈다"며 "신민재가 잘돼서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5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들어갔던 신민재는 2018시즌 후 2차드래프트 때 LG로 팀을 옮겼고, 이후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나갔으나 주전에 도전할 정도는 아니었다. 2022년엔 거의 2군에만 있었고, 이 당시 차 단장과 눈물의 면담을 했다.

그러나 2023년 염경엽 감독에 의해 대주자로 다시 1군에 올라왔고 주전 2루수 서건창의 부진으로 2루수 기회를 얻은 뒤, 자리를 잡았고, 이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정도까지 공수주에서 완벽한 2루수로 올라섰다. 올해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KBO리그 최고의 2루수로 인정을 받았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