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대통령'으로 불려온 박태종 기수(60)가 경주로를 떠난다.
박태종은 오는 21일 렛츠런파크 서울 6경주에서 마지막 기승을 끝으로 38년 기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1987년 데뷔한 박태종은 한국 경마 역사 그 자체다. 통산 1만6014회 출전해 2249승을 기록했다. 그랑프리, 코리안더비 등 대상경주 우승만 48차례 차지했고, 최우수 기수도 5번이나 오르는 등 전인미답의 고지를 돌파해왔다. 철저한 체력 관리, 흔들림 없는 집중력, 말에 대한 섬세한 이해, 그리고 경마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적을 쌓아 올렸고, 결국 한국 경마 최다승 기수라는 누구도 넘보지 못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수천 번의 출전과 수많은 명승부 속에서 박태종이라는 이름은 곧 신뢰와 기량의 상징이었다.
박태종이 처음 안장에 올랐을 때 함께 출발선에 섰던 동료 기수들은 이미 오래전 은퇴했다. 그가 가르치고 격려했던 후배들은 이제 한국 경마를 이끄는 중견 기수가 되었다. 심지어 그 후배들의 후배 기수들까지 함께 트랙을 달렸다. 20대의 패기, 30대의 원숙함, 40대의 노련함을 거쳐 50대가 넘어서도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것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일. 박태종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며, 모든 기수들의 영원한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그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프로 정신이다. 승리를 위해 매 경주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경주 전 철저한 준비와 분석, 경주 후 냉정한 자기 평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후배 기수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는 선배이자 스승이었다. 기수로서 기승술은 물론 마음가짐, 말과의 교감, 팬들에 대한 예의까지, 후배들에게 전한 가르침은 한국 경마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박태종 기수는 38년간 한국 경마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최고의 기량과 프로 정신을 보여준 살아있는 전설이다. 기록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한국 경마 발전에 헌신한 그의 공로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기수가 보여준 열정과 헌신, 그리고 승부사로서의 자세는 앞으로도 많은 기수들에게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한국 경마를 사랑해주신 모든 팬 여러분과 함께, 그의 마지막 질주를 따뜻하게 응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태종은 21일 '미라클삭스'와 호흡을 맞춘다. 마사회는 28일 은퇴식 및 팬미팅, 특별전 등을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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