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그림이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22일 오후 5시, 한국시각으로 23일 오전 7시. 포스팅 마감 시간이 임박했는데 분위기가 서늘하다.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5)를 두고 메이저리그 구단 간의 영입 경쟁이 벌어질 것 같았는데,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러 가지 예측, 소문만 흘러나올 뿐 구체적인 이야기 없이 침묵이 이어진다. 최악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유턴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와 스즈키 세이야(31·시카고 컵스)가 맹활약해 어느 때보다 일본인 야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년 전 이정후(27)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성하면서 기록한 '6년-1억1300만달러'를 넘는 대형 계약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현시점에선 모든 게 안갯속이다.
2018~2025년, 8시즌 246홈런-647타점. 무라카미는 긴 설명이 필요없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파워 히터다. 그는 2022년 '56홈런'을 때려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해 22세 최연소 '타격 3관왕'에 올랐다. 2021~2022년, 2024년 세 차례 센트럴리그 홈런 1위를 했다.
야쿠르트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했다. 2022년 겨울 FA가 아닌데 '3년-18억엔' 다년 계약을 했다. 26세가 되는
2026년 시즌에 맞춰 포스팅을 통해 더 큰 무대로 가는 로드맵을 만들었다. 포스팅비를 제대로 챙길 수 있어 구단이나 선수에게 최상의 타이밍으로 봤다.
올 시즌 부상으로 공백이 길었지만, 홈런으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줬다. 56경기에 출전해 22홈런을 터트리고 47타점을 올렸다.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39%를 소화하고 센트럴리그 홈런 3위, 양 리그 전체 5위를 했다. 강력한 '투고타저'가 몰아친 올해도 무시무시한 장타력은 변함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무라카미의 뛰어난 파워뿐만 아니라 취약한 부분도 주목한다.
우선 삼진이 많고 변화구 대처 능력이 아쉽다. 시속 150km대 빠른공에 약점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내야수로서 수비력도 문제다. 주 포지션이 3루수고 1루수가 가능한데 수비력이 평균 이하라는 평가다. 활용 폭이 제한적인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이 높다. 구단 입장에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외야 수비훈련을 했지만 부상으로 경험을 쌓지 못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계약이 유력하다. 만일 좋은 조건이 안 나온다면 1년 뒤 다시 시장에 나갈 수도 있다. 2026년 시즌에 확실하게 경쟁력을 보여주면 된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좋은 쇼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 무라카미는 2023년 WBC 일본대표팀에서 4번
타자로 출발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하위 타순으로 밀렸다. 요시다 마사타카(32·보스턴 레드삭스)에게 4번을 내줬다. 다행히 대회 후반에 타격감이 살아나 체면치레를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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