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승강 플레이오프 추락의 아픔을 겪은 제주 SK가 외국인 지도자에게 전격적으로 반등의 키를 맡겼다. 외국인 감독 선임은 17년만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22일 "제주가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오른팔로 알려진 세르지우 코스타 코치(52)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큰 틀의 계약 합의는 이뤄졌고, 세부 사항만 조율하면 곧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제주는 2024시즌 중인 9월 김학범 전 감독과 갈라선 뒤 잔여시즌을 김정수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치러 가까스로 잔류했다. 리그 11위에 머문 제주는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K리그2 준우승팀 수원 삼성을 1, 2차전 합산 3대0으로 꺾었다. 지난 2~3년간 침체기를 겪다 2019년 이후 6년만에 최대 강등 위기를 맞은 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 하에 외국인 지도자 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포르투갈 출신 코스타 감독이 프로 레벨에서 감독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모험을 곁들인 선임이라는 평가다.
포르투갈 출신 코스타 감독은 브라질 출신 지도자를 비롯해 타 사령탑 후보와의 경쟁에서 K리그 친숙도, 경기 분석 능력 등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수 전 수석코치 등 일부 국내 지도자도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코스타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등을 이끌며 한국 축구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 벤투 감독이 징계로 결장한 포르투갈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감독대행을 맡아 16강 진출을 이끈 것으로 잘 알려졌다. 4년간 K리그 현장을 누비며 리그 특성과 선수 특성에 대해서도 꿰뚫고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K리그 첫 도전에 대해 적극적인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코스타 감독은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에서 벤투 감독과 인연을 맺어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크루제이루(브라질),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충칭 리판(중국), 한국 등에서 벤투 감독을 보좌했다. 한국을 떠난 이후로도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에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벤투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 3월 벤투 감독 등과 함께 UAE를 떠난 코스타 감독은 유럽 리그, 아시아 리그, 두 번의 월드컵을 누빈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 코스타 감독에게 K리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엔 최적의 무대였다. 때마침 '포옛 우승 효과'를 지켜본 제주가 외인 지도자를 찾으면서 코스타 감독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제주가 외인 지도자를 선임한 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팀을 이끈 브라질 출신 알툴 감독 이후 17년만이다. 그 사이 박경훈 조성환 최윤겸 남기일 김학범 등 국내 지도자가 팀을 이끌었다. 코스타 감독은 선임이 확정되면, 당장 패배감에 젖은 구단 분위기를 바꿔야 하고, 선수단 체질 개선, 세대교체, 유스 발굴 등을 다양한 미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장기적으론 1990년대 K리그에서 혁신적인 전술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러시아 출신 발레리 니폼니시 전 제주 감독의 성과를 재현하면 금상첨화다.
코스타 감독은 이달 말 분석관, 피지컬 코치와 함께 제주로 날아와 2026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나머지 코치진은 토종 코치들로 꾸릴 것이 유력하다. 제주는 감독뿐 아니라 프런트 수장인 대표이사를 교체했고, 다수의 베테랑과도 작별할 예정이다. 제주의 2026시즌 컨셉은 '변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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