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한 해의 끝자락인 12월, 각종 모임이 잦아지면서 바쁜 일정 탓에 끼니를 거른 채 빈속으로 술자리에 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복 음주가 영양소 고갈을 가속화해 이른바 '영양소 파산' 상태를 만들고, '저혈당 쇼크'와 '뇌 기능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심재종 원장은 "공복 상태에서의 음주는 우리 몸의 영양 균형을 훨씬 빠르게 무너뜨린다"라며 "해독에 필요한 영양소가 한꺼번에 소모되면서, 일종의 '영양소 파산' 상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복 음주는 여러 단계의 악순환을 거친다. 우선 끼니를 거른 공복 상태는 그 자체로 우리 몸의 영양소 비축량을 바닥나게 한다. 이때 알코올이 들어오면 간은 해독을 위해 비타민 B군(B1, B3)과 마그네슘, 아연 등 핵심 영양소를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끌어다 쓴다.
또한 빈속에 들어온 알코올은 위와 장의 점막을 직접 자극해 영양소 흡수 기능을 떨어뜨린다. 결국 술과 함께 안주를 먹더라도 영양소가 몸에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알코올의 강력한 이뇨 작용은 수분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수용성 비타민과 미네랄까지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빚은 쌓이고 수입도 끊겼는데, 그나마 남은 자산까지 유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셈이다.
또한 공복 상태에서는 알코올 흡수 속도도 빨라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이로 인해 취기가 빠르게 오를 뿐 아니라 위염, 위출혈 위험과 함께 간 손상 가능성도 커진다.
오히려 일부 애주가들은 공복에 마실 때 취기가 빨리 오르는 느낌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심재종 원장은 "그 느낌의 정체는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이 무너져 뇌가 독성 물질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위험 신호이다"며 "빠른 취기는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뇌 기능이 마비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재종 원장은 "음주 후 반복되는 극심한 피로감이나 기억력 저하, 손 떨림 등은 단순한 숙취가 아니라 체내 영양소 고갈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술자리 전에는 가급적 식사를 하거나 우유, 삶은 달걀 등으로 속을 채워 알코올로 인한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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