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처음엔 한국행 제안이 끔찍하게 느껴졌지만, 재계약을 끝까지 기다렸던 투수. 메이저리그 재입성에 화려하게 성공했으나 1년 후를 장담할 수 없어졌다.
2024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는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다. 2022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1승을 거두면서 특급 활약을 펼쳤던 투수. 2024시즌 빅리그 콜업에 되지 못하던 상황에서, KIA는 윌 크로우의 부상 이탈 대체 선수로 꾸준히 관심이 있었던 라우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라우어는 이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KIA 관계자들이 나를 찾아와서 '한국에 갈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12시간 남았다'고 했다. 솔직히 내게는 끔찍한 말이었다"면서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 한국행을 빨리 결정하기가 망설여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아내가 적극적으로 한국행을 추천했고, 그렇게 KIA행이 결정됐다.
라우어는 "나는 당시 '아니야. 지금 당장은 한국에 가고싶지 않아. 아주 나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한국에 갈 수 있도록 옵트아웃을 실행해줬고, 한국에서 정말 놀랍고 멋진 경험을 했다"고 했다. 망설였던 KIA와의 계약이 본인에게 대단히 긍정적 경험으로 남았다는 뜻이다.
KIA는 2024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라우어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제임스 네일의 빅리그 이탈을 대비해 라우어와의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뒀고, 라우어 역시 "내 계획은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었다. 네일이 떠나면 나와 또다른 선수와 함께 하겠다고 했고, 오퍼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고 했다. 끝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네일이 KIA와 재계약을 하면서 라우어는 그렇게 한국 재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아쉬움 속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는데, 신의 한수가 됐다.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지만 빠르게 빅리그 기회가 찾아왔고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라우어는 올해 빅리그에서 28경기에 등판(15경기 선발)해 9승2패 평균자책점 3.18로 A급 활약을 펼쳤다. 깜짝 대반전이었다. 한국에 남는 것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더욱이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우승까지 차지했고,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에 아쉽게 패하는 과정까지 함께 했다.
라우어는 2026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라우어의 연장 계약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25일 '블루제이스 네이션'은 "라우어가 2026시즌 전에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할 것이다. 토론토는 딜런 시즈와 코디 폰세를 영입했고, 셰인 비버와 케빈 가우스먼과의 연장 계약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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