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뉴욕 양키스가 애런 저지의 전성기를 망치고 있다."
2024년은 한여름밤의 꿈이었던 걸까. 양키스가 애런 저지라는 메이저리그 역대급 타자를 발목잡는 존재로 전락했다. 영광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은 저지에겐 앞길을 막는 걸림돌일 뿐이다.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2009년. 벌써 16년전 일이다. 지난해 모처럼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운 LA 다저스 앞에 말 그대로 침몰했다. 올해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패배,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접었다.
저지는 2022년 첫 리그 MVP 수상에 이어 2024년(만장일치), 그리고 올해도 MVP를 차지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생애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오타니와 더불어 지금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얼굴로 꼽히는 슈퍼스타다. 역대 최고 포수-스위치히터 60홈런의 금자탑을 달성한 칼 랄리를 제치고 2년 연속, 그리고 생애 3번째 시즌 MVP 를 차지했다.
데뷔 첫 타격왕, 통산 4번째 50홈런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시즌이었다. 타율은 2위와 2푼 차이나는 1위(3할3푼1리)였고, 홈런 4위(53개) 타점 5위(114개) 출루율 1위(4할5푼7리) 장타율 1위(6할8푼8리) OPS 1위(출루율+장타율, 1.145) 등 타격 주요 기록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오타니(187개) 칼 롤리(188개) 카일 슈와버(197개) 에우제니오 수아레즈(196개) 등 홈런 라이벌들 대비 크게 낮은 160개의 삼진도 단연 눈에 띈다. 말 그대로 선수로서 최절정기다.
포스트시즌에도 결정적 홈런 한방 포함 5할 타율을 몰아치며 팀 타선을 이끌었지만, 혼자 힘으론 월드시리즈 진출조차 어려운 현실을 새삼 증명한 꼴이 됐다.
2016년 데뷔한 저지는 아직까지 우승 반지가 없다. 양키스는 차기 시즌 우승 도전은 커녕 올겨울 이렇다할 보강도 없는 와중에 FA 코디 벨린저와의 계약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벨린저가 지역 라이벌 뉴욕 메츠를 비롯한 타팀으로 이적할거란 예상들만 무성하다. 벨린저는 올해 타율 2할7푼2리 29홈런 98타점 OPS 0.814를 기록하며 팀 타선의 한 축으로 활약한 바 있다. 약점인 불펜진 보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MLB닷컴은 "메츠에게 벨린저는 말그대로 이상적인 한조각이다. 그를 중견수로 쓰든, 1루수로 쓰든 메츠의 전력 공백, 그리고 허술한 수비 양쪽을 모두 보강할 수 있다"면서 "메츠가 양키스의 주축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강렬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센셜리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이렇다할 전력변화가 없다. 앞으로 저지가 양키스에 머무르는 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저지는 FA 이적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제기됐던 2022년 겨울 양키스와 9년 3억 6000만 달러(약 5218억원)의 계약을 맺고 잔류한 바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타자 최고 금액이었다.
명문중의 명문이라던 양키스의 문턱도 하루하루 퇴색되는 요즘, 돈도 돈이지만 원클럽맨 충성심에 초점을 맞췄던 저지의 선택은 훗날 어떻게 평가받게 될까. 현실적으로 저지가 이끄는 양키스의 대반격보다는,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중심으로 뭉친 다저스의 3연패 가능성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다저스 이전 3연패에 성공한 마지막 팀은 공교롭게도 1998~2000년의 양키스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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