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에 실력까지 갖췄다. '세계 최강' 안세영(24·삼성생명)이 '기적의 스매시'로 2026년 첫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1일(이하 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왕즈이(중국·2위)와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전에서 2대0(21-15, 24-22)으로 이겼다. 그는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대회 3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2025년 최고의 시간을 보낸 안세영은 2026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승(11승), 역대 최고 승률(94.8%), 역대 최고 누적 상금(100만3175달러) 등 대기록을 작성했다.
경기 전 분위기는 좋았다. 안세영은 10일 예정됐던 천위페이(중국·4위)와의 준결승에서 체력 소모 없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BWF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천위페이가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했다. 안세영은 손쉬운 결승행 티켓에도 웃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의 부상을 걱정하는 '최강의 품격'을 보였다. 안세영은 개인 SNS를 통해 '기권 소식을 들어 너무 아쉽다. 나와 팬 모두 이 경기를 기대했기에 더 속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회복이 우선이다. 얼른 회복해서 다시 코트에서 같이 뛸 순간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천위페이도 '정말 감사하다. 가능한 한 빨리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결승전 상대는 왕즈이였다. 안세영은 종전까지 왕즈이를 상대로 16승4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8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압도적 우위를 완성했다. 예상과 달리 안세영은 경기 초반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1게임 초반 5점을 연속으로 내주며 1-6으로 밀렸다. 끈질기게 따라잡은 안세영은 인터벌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7연속 득점하며 1게임을 챙겼다.
2게임, 분위기가 또 묘하게 흘러갔다. 안세영은 8-7로 앞서던 상황에서 7연속 실점했다. 한때 9-17로 크게 밀렸다. 이대로 왕즈이가 웃는 듯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안세영이 세계 1위다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그는 13-19 상황에서 6연속 득점으로 기어코 19-19,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안세영은 팽팽한 듀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23-22로 역전에 성공한 안세영은 날카로운 대각 크로스 샷으로 결승 득점을 챙겼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안세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왕즈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쉬워했다. 안세영은 13일 개막하는 인도 오픈에 출격한다.
한편, 지난해 11승을 합작하며 안세영과 나란히 단일 시즌 역대 최다승 기록을 쓴 남자복식 '황금 콤비' 서승재와 김원호(이상 삼성생명)도 새해 첫 대회에서 우승했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서승재와 김원호는 결승에서 2위 아론 치아-소 유익 조(말레이시아)를 2대1(21-15, 12-21, 21-18)로 눌렀다. 1-1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따내며 기세를 올린 서승재-김원호는 11-5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았다. 경기 막판에는 말레이시아 조가 19-18로 턱밑 추격했지만, 서승재-김원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리드를 끝까지 지켜 21-18로 우승을 확정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6위 백하나-이소희(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는 결승에서 세계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에 0대2(18-21, 12-2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두 팀은 지난달 열린 배드민턴 '왕중왕전'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에서 격돌했다. 당시에는 백하나-이소희가 승리하며 대회 2연패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이날은 중국에 아쉬움을 삼켰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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