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호흡기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폐렴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중증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24년 폐렴 환자 188만 명 돌파… 5년 새 115%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폐렴(상병코드 J12~J18)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총 188만 482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20년 환자수 87만 3663명과 비교해 115% 증가한 수치로 국내 폐렴 환자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OPD 환자, 폐렴 발생 위험 최대 7배…당뇨병은 3배 이상↑
폐렴은 특히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만성콩팥병, 신경계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단순한 호흡기질환을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기저질환이 갖는 특징으로 인해 폐렴이 단순한 감염병 이상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당뇨병 환자는 폐렴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3배 이상 높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난치성' 경과를 보이기 쉽다.
폐렴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이유는 고혈당이 신체 방어 체계의 핵심인 백혈구의 탐식작용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포도당 농도가 높은 혈액 내 환경은 면역 세포가 세균을 포착하고 파괴하는 기능을 무력화하고, 세균에게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는 조건을 형성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강혜린 교수는 "폐렴으로 인한 염증반응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을 치솟게 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회복이 지연된다"며 "혈관 손상으로 인한 항생제 전달 저하와 신경 손상에 따른 무증상 위험이 더해져 조기 치료를 방해하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일반인보다 폐렴 위험이 최대 7배 높고, 사망률 역시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폐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폐렴이 발생하면 호흡부전으로 급격히 진행될 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폐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등 장기적인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강혜린 교수는 "COPD 환자는 세균을 밖으로 밀어내는 섬모기능이 마비되어 폐가 사실상 외부 침입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며 "손상된 기도는 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폐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교수는 "폐기능 저하로 염증만으로도 치명적인 호흡부전에 빠지기 쉽고, 회복 후에도 기능 저하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장질환자(부정맥,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등) 역시 폐렴 발생 위험이 높다. 심장질환자는 폐에 혈액이 정체되어 물이 차고, 부종이 생겨 외부 미생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노폐물(요독) 축적으로 전신 염증조절 능력이 떨어져 폐렴균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고 중증 패혈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폐렴이 급성 신기능 저하를 유발해 신기능 악화를 심화시키고 이 과정에서 전신부종과 항생제 대사 변화 등 회복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치매, 파킨슨, 뇌졸중 등 신경계질환자는 삼킴근육의 기능 저하로 음식물이나 타액이 기도로 들어가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 위험이 높다. 여기에 근육 운동 및 의식 저하로 가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폐렴이 장기화되기 쉽고, 이는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강 교수는 "기저질환자에게 폐렴은 폐에 국한되지 않는다. 폐에서 시작된 산소부족과 염증반응은 심장, 신장, 뇌 등 이미 약해진 장기들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쳐 전신질환이 된다"며 "이러한 다장기 기능부전 상태에서는 폐렴 치료를 견딜 체력이 고갈되고 회복 가능성이 낮아져 폐렴 환자 사망률이 2~3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경고했다.
◇기저질환 있다면 '단순 감기'로 치부 말고 예방접종 고려
폐렴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면 예후가 뚜렷하게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다면 겨울철에 나타나는 기침·가래를 단순한 감기 증상으로만 여기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 교수는 "적절한 치료에도 기침과 가래가 3~4일 이상 지속되거나 숨이 차는 정도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거나, 몸살 기운이 지나치게 심하다면 지체하지 말고 호흡기내과를 방문하여 진찰과 흉부 X선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겨울철에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예방접종을 통해 중증 폐렴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